편집부원 강다현, 이시은, 이용규, 수습부원 박동윤, 한유빈
AWS 윤영주 선배님
상경논총 93호부터는 이미 사회에 진출해 계신 선배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상경논총 활동이 대학생활에서 어떤 의미였으며, 경제·경영·통계 전공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로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특집글들을 기획하였습니다. 첫번째 인터뷰에서는 현재 전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의 한국 지사에서 PM(Program Manager)으로 근무하고 계신 윤영주 선배님(경제 04)을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선배님께서는 2005년 상경논총 55, 56호의 편집장으로 활동하신 바 있습니다.
Q1. 선배님께서 AWS에서 담당하고 계시는 PM(프로그램 매니저)이라는 직무가 궁금합니다.
A. 아마 학생들에게는 프로그램 매니저라는 직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텐데, 쉽게 말하자면 AWS의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직무다.
Q2. 매출증대를 위한 프로그램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원래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들에게 AWS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거나, 이미 AWS의 고객사가 사용 중인 AWS의 서비스 인프라를 보다 고도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이벤트(행사)를 말한다. 내가 담당했던 프로그램의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DNA’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AWS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활용해 회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개발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분들 간 네트워킹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밖에도 한 해 동안 AWS를 이용해주신 고객사에 감사함을 전달하고자 진행되는 Year End Night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결국 고객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AWS에 관한 좋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WS의 서비스를 더 많이 소비하게끔 유도하는 일이다 보니 마케팅과 세일즈의 성격을 함께 지니는 활동으로 볼 수 있겠다.
Q3. 선배님의 설명을 들으니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려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A. 그렇다. 가장 먼저 내가 기획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관련 매출을 얼만큼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를 설득시켜야 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솔루션스 아키텍트(SA),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BDM) 등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다른 팀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당신과 당신이 속한 팀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에도 기여하는 일’임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뿐만 아니라, 평소에 성실한 업무태도를 보여주고 일을 잘 추진하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쌓아두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성실한 업무태도에 대한 신뢰가 쌓여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보다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Q4. AWS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주세요.
A. 데이터센터에 물리적 서버가 있었던 예전과 달리, 인프라의 발전으로 현재는 가상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서버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AWS는 이러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AWS는 B2B(Business to Business)의 형태로 전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학생들도 잘 아는 넷플릭스나 에어비앤비가 AWS의 인프라를 사용해 크게 성장한 대표적인 고객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이 주로 우리의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삼성물산이나 두산과 같은 대기업들 역시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사이다.
Q5. 근무 형태나 조직 문화 면에서 외국계 기업의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A. 근무 형태의 장점로는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것이 있다. 나는 주도권을 갖고 일을 추진하는 것을 좋아해서 나를 믿어주는 분들과 일하는 것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 어떤 일을 추진하고 싶다고 하면 대부분 그렇게 해보라고 한다. (그렇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많지 않은 편이라, 그러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적어도 보여지는 차별은 확실히 없다는 장점이 있다. 입사를 하면 서로간에 지켜야 할 예절과 매너에 대해 엄격한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세계의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며 긍정적인 자극을 받음과 동시에 그들을 보고 겸손해지기도 한다. 단점으로는 미국에 본사가 있는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본사의 결정에 따라 조직 변경이나 정리해고가 한국 기업에 비해 잦은 편이다. (물론, 한국은 노동법이 강해 미국처럼 하루 아침에 해고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AWS에서의 경력은 굵직한 경력이 되기 때문에 AWS가 아닌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Q6. 선배님께서는 우리 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경계열을 전공한 것이 현재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기를 수 있었던 숫자에 대한 감각, 그리고 논리적인 사고로 글을 쓰는 능력이 일을 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AWS에서 일을 하다 보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수치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글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세일즈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그 성과를 공유하는 ‘트립 레포트’를 쓰게 되는데, 현재 프로그램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비즈니스 기회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얼마의 매출이 발생하였고, 몇 명의 고객이 참석해 어느 정도의 만족도 점수가 산출되었는지 등의 결과를 비즈니스 논리로 풀어내어 작성해야 한다. 그 외로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이 비즈니스가 우리 회사에 얼마나 경제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도출하는 과정에서 경제학과에서 기른 수리적인 사고 능력이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Q7. 우리 학교에도 외국계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되는데,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을까요??
A. 커리어연세나 학회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 인턴이나 다양한 진로 관련 프로그램들을 많이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덧붙이자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그 안에서 돌면서 이직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에, 꼭 AWS같은 IT기업이 아니더라도 P&G, 존슨앤존슨 등 다양한 인더스트리에 제한을 두지 않고 경험을 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어떤 고정된 진로가 있고 그걸 지금 완전히 결정해야 한다고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경험이 쌓이는 동안 하고 싶은 일의 모습은 끊임없이 바뀌기 마련이다. 자신의 관심 분야와 공통점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무엇이든 용기를 내어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나 역시 처음부터 AWS를 목표로 하고 커리어를 시작했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공통 분모가 있는 일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경험하다 보면 결국 자신만의 커리어를 밟아나가게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Q8.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으신 점이 있으시다면?
A. 다양한 인간관계 중에서도 약한 고리를 많이 만들어 두었으면. 생각보다 사소한 인연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세 후배들이라면 어떤 곳에서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 화이팅!
자산운용사 김진명 선배님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금융권에 종사하고 있는 김진명 선배님의(경제/응용통계 06)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김진명 선배님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Economist(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모 회사에서 투자, 자산 운용 업무를 하고 계십니다. 김진명 선배님은 과거 상경논총의 편집장으로 활동하신 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Q1. 금융권 애널리스트 업무의 특징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애널리스트가 담당하는 업무는 금융시장에 대한 분석이다. 애널리스트 일의 특징 중 하나는 나이가 든다고 해서 업무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관리직을 겸하는 등 부여된 역할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인 업무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Q2. 많은 금융권 직무 중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원래 증권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대학생 때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 관심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 관련된 활동도 전혀 없었다. 단지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경제학 전공을 활용할 수 있는 진로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지원했고 우연찮게 한번에 붙었다.
나중에 날 뽑은 이유를 물었는데, 당시 계량 분석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경제학과 통계학을 복수전공한 내가 눈에 띄어서 뽑게 되었다고 들었다.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같다.
Q3. 경제학과에서 전공 공부를 했던 것이 현재 일하시는 데 도움이 되시나요? 예를 들어, 계량경제학에서 배우는 데이터 분석 관련 내용들이 애널리스트 업무에서 직접적으로 활용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A. 전공이 가장 큰 힘이었다. 경제, 응통을 둘 다 복수 전공한 사람이 예전에는 드물었는데 취업 때 그걸 좋게 봐주신 거 같다. 계량경제학이나 회귀분석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자료 리서치나 논문들을 읽을 때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전공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코딩 같은 경우에도 2010년 학교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배운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는데, 어느새 돌이켜보니 15년 경력의 R 사용자가 되어 있다. 경제학과나 응용통계학과에서 배우는 통계적 방법론이나 코딩이 금융 산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 사실이다.
Q4. 금융권에서 백오피스, 프런트 오피스 등 많은 직무가 있는데 애널리스트와 타 직무 간 연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리서치센터는 기본적으로 백오피스로 분류되고, 실제로 하는 일은 영업에 가깝다. 리서치센터는 프런트 오피스와 협업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회사는 결국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단순 연구와 리서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회사의 영업에 도움이 되도록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Q5. 해당 직무를 꿈꾸는 학부생에게 권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가요?
A. 금융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간단하게는 ‘연합인포맥스’와 같은 금융 뉴스 트래킹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도 추천한다. 하지만 너무 그것(금융 관련 지식)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Q6. 리서치 센터 등 금융권의 많은 직무에서 RA를 채용하는데, RA의 경험이 해당 직무에서 일을 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A. 당연히 도움이 된다. 실제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입사하기 전에 리서치센터 RA로 2년 정도 일을 했다. RA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트레이닝 과정이기도 해서 RA를 했던 경험이 이후에 실제로 애널리스트로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Q7. 금융권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앞서 말했듯 다양한 배경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로 인공지능(AI)이 있는데, AI를 이해하려면 기본적인 공학적 지식이 일부분 필요하다. 적어도 AI의 수요가 높아졌을 때 어떤 자원들이 필요하게 될 것인지, CPU와 GPU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공학적 배경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지정학적인 배경 이해가 없이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을 이해할 수 없고, 해당 사건의 파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능력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자료들은 영어로 되어 있고,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상황도 많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면 훨씬 유리하다. 저도 후회되는 것이 대학생 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체력이다. 직장인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체력을 키워야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력을 키우면 오랜 시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 야근도 잘 할 수 있다. 저도 학생일 때 달리기를 열심히 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 후배분들이 운동과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다.
Q8. 선배님께서 다양한 배경지식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는데, 인문학적인 소양도 애널리스트로써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A. 결국엔 애널리스트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대부분 논리적이고 지식 기반이 강한 친구들이 해당 직무에 진입하게 되는데, 흔히 저지르는 오류 중에 하나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이 없으면 시야를 너무 좁게 보는 경우들도 꽤 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측면을 보아야 하는데, 자기는 한 가지 측면만 보고 이게 옳다라고 주장을 해서 다른 사이드까지 고려하여 주장한 사람들의 의견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시야를 넓히기 위해 인문학적인 소양도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다.
결국엔 사람이 하는 일이고, 다양한 차원에서 생각하고 내가 생각한 대로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그것에 대해 화를 내기 보다는 왜 그런 결론이 났을까를 되새겨 보는 생각도 좀 필요하다.
Q9. 선배님께서 상경논총에서 활동하신 것이 애널리스트로 활동하신 것에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대학생 때 논리적인 글을 쓰는 기회가 많이 있지는 않다. 그런 측면에서 논총에서 활동하면서 글쓰기를 통해 사고력과 논리력을 많이 기를 수 있었던 것 같다. 논총 활동을 통한 글쓰기가 사회나 경제 이슈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켜 주었고 나중에는 큰 자양분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Q10. 상경논총을 어떻게 추억하고 계신가요?
A. 상경논총 활동을 통해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지금도 군대를 전역하고 편집국실 침대에서 누워있던 제 모습이 생각난다. 회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많은 에피소드들이 일어났던 편집국실도 생각난다. 논총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여러 추억과 더불어 성장도 할 수 있어서 너무 값진 경험이었다. 여러분들도 앞으로도 논총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 가기를 바란다. 고생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