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원 김수연, 정준용, 수습부원 정승빈
회계사 서동명 선배님
지난 93호에 이어, 상경논총 94호에서는 다양한 진로로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선배님과의 인터뷰를 기획하였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회계사로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근무하시는 서동명 선배님(경제 16)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상경논총 79호와 89호, 90호 편집부원으로 활동하셨습니다.
1) 회계법인 내에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는지,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효과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감사 부서에 소속되어 있다. 주로 제조업, IT, 제약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한 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 지원,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및 고도화 업무를 수행하는 Private Accounting(PA) 업무에도 참여하고 있다.
2) 어떤 계기로 회계사라는 진로를 선택하였는지 궁금합니다.
회계사라는 진로를 선택한 데에는 숫자에 대한 감각과 경제학과라는 학과의 특성이 영향을 많이 미쳤다. 먼저, 숫자를 좋아하기에 관련 업무를 찾아보던 중 재무제표 감사, 가치평가, 법인세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회계사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더불어, 학과 내 회계사 선배님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구체적인 준비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또한 경제 과목에 있어서 기초가 있었고, 숫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기에 조금 더 수월하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었다.
3) 근무 환경, 업무의 성격 면에서 회계사 직업의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회계사의 장점은 다양한 업무 환경과 산업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연차마다, 담당 회사마다도 맡는 업무가 다르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매번 바뀐다는 점에서 성장의 기회와 경험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 또한, 여러 기업을 감사하며 기업의 구조와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반면, 시기에 따라 업무 강도의 차이가 크고, 고객사 및 업무 팀원이 자주 바뀌는 점은 적응력을 필요로 한다. 고객사에 따라 출근지도 늘 바뀌기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도 계속해서 바뀌므로 자신과 결이 다른 사람과도 일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또한, 바쁜 감사 시즌에는 업무가 집중되므로 체력관리가 필수적이다.
4) 회계사의 연간 업무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각 개인마다 담당하는 감사 고객에 따라 업무 일정이 매우 상이하다. 따라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연간 업무 흐름을 말씀드리겠다. 감사 업무는 보통 4월에 시작해 다음 해 3월에 마무리된다. 먼저, 기업의 1분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1분기 재무제표 검토를 수행한다. 1분기 검토를 마친 후, 5월 말부터 6월까지는 보통 두 가지 주요 업무를 수행한다. 첫째는 앞서 말한 PA 업무이고, 둘째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업무 중 설계평가 업무로 회사의 내부통제가 적절하게 설계되어 실행되는지 확인한다. 7월부터 8월 중순까지는 기업의 2분기 재무제표 검토를 진행한다. 8월 말과 9월에는 5월~6월과 동일하게 PA업무나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업무를 수행하고, 이후 11월 중순까지 3분기 재무제표 검토 업무가 이어진다. 3분기 검토 후에는 연간 재무제표 감사(기말감사)를 준비하기 위한 중간감사를 수행한다. 중간감사는 기말감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미리 점검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중간감사가 끝나면 가장 바쁜 시기인 기말감사 시즌을 맞이한다. 감사 고객의 규모에 따라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1월부터 1~2주마다 새로운 회사를 만난다. 이때, 업무를 제때 끝내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업무가 계속해서 추가되다 보니 3월이 되면 쌓인 업무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므로 굉장히 바빠진다. 그렇게 무사히 3월이 지나가면 한 해 업무가 마무리되고, 잠깐의 휴식 후 새로운 1분기 검토 업무를 시작한다.
5) 회계사는 커리어를 어떠한 방향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회계사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유연한 직업이다. 일반 기업의 회계팀은 물론, 증권사, 투자업계, 법무법인 등에서도 그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을 다루는 만큼 회계법인에 입사하면 해외에서도 활동할 기회가 많아, 글로벌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적합하다.
6) 현재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변화나 주요 이슈가 있는지, 특히나 AI와의 시너지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효율성 개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고, 회계사의 분석 업무를 지원하며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AI가 앞으로 회계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 역시 많지만, 업계에서는 대체보다 함께 나아가는 방향으로 AI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회계사 역시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량이 요구되리라 생각한다.
7) 이 진로를 희망하는 후배들께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먼저,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하신 분들은 자신이 되돌아보았을 때 ‘다시는 못 하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전력을 다해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다. 후회가 남지 않게 준비해야 결과와 상관없이 수험 기간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고, 분명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회계사 시험 준비는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돌이켜보면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결국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얻는 전문성과 성장 경험은 앞으로의 커리어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