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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94호 매듭 24화

[오아시스] 매듭짓지 않는 청년들

덜 약한 토토로

by 상경논총

최근 기사에서 니트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NEET족이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and Training의 약자로 학업과 취업 그리고 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을 의미한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24년 5월 기준 한국 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후 3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의 수가 21만 8,000명에 달했으며, 이들 중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낸 청년’은 8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즉, 단순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활동 자체를 하지 않는 청년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10년 정도 전쯤 N포 세대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기억난다. 연애,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는 3포세대, 여기에 취업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한 5포 세대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했었다. 당시 N포 세대라는 말을 듣고 ‘그럼 보통의 사람이라면 연애, 결혼, 출산, 취업, 내 집 마련 정도는 모두 쟁취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한국에서 ‘보통’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의미할까? 평소에 즐겨듣는 부동산 유튜버가 ‘평균 올려치기의 나라, 한국인의 삶이 살기 힘든 이유’라는 제목으로 한국인의 진짜 평균에 관해 이야기 한 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 몇 년 전부터 SNS를 중심으로 실제와 다른 허상의 평균치가 퍼져나가면서 사회를 좀먹고 있다. 평균치가 과대평가 될수록 거짓된 기준에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거짓된 기준에 매몰될수록 열등감에 빠지거나 나아가 아예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허황된 평균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을까? 유교 사상 중에는 부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는 적절함을 지키는 것을 의미하는 ‘중용’이라는 개념이 있다. 중용에는 지(知), 인(仁), 용(勇)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이 없으며, 용기있는 자는 두려워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지인용’은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며 해낼 때 통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주변의 과대평가된 기준들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우울감이 찾아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히 해내며, 될 때까지 부딪혀 보는 건 어떨까? SNS를 지우고,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내야 해야 할 것을 명확히 바라보며 나아가보자. 사회에서 정한 기준이 아닌 본인이 오랜 시간 고민하며 길러낸 철학이 기준이 될 때, 우리는 지치지 않고 나아갈 적절함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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