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이스
봉제인형의 꿈
다다이스
저는 당신의 작은 인형이에요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사랑을 주세요
저는 당신의 어린 시절이에요
당신의 무구하고 기쁜 날들에
제가 곁에 있을게요
저는 매듭지어져서 태어났어요
묶인 매듭을 풀 줄도
묶을 줄도 몰라요
저는 당신만을 위해 존재해요
저를 묶은 실이 낡고 해질 때까지
그저 옆에 두고 봐주세요
요즘 당신은 힘들어 보여요
제게 주던 애정과 손길은
사라진 지 오래에요
당신이 아프거나 힘든 날에는
꽉 쥐고 화풀이를 해도 좋아요
저는 괜찮아요
당신은 이제 어른이 되었군요
당신에게 더 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알아요
한번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서
저는 몸부림치며 당신을 바라봐요
움직이지 않는 팔을 뻗을 때마다
저를 묶고 있는 실이
헐거워지는 걸 느껴요
아아, 매듭이 풀리는게 느껴져요
한데 묶여있던 실들이 흩어져요
이제 비로소 당신에게 갈 수 있어요
당신에게 가 닿을 때
난 아무도 못듣는
솜털 비명을 질러요
당신은 이제 힘들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사라졌다고 슬퍼하지는 말아요
나는 당신이 더 이상 아프기를 바라지 않아
눈에 보이는 이상
눈에 보이는 추억
보이는 곳에 있는 매듭은 때로 너무 아파요
저는 그대가 필요할 때
가끔 만져볼 수 있도록
그대의 안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매듭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