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장서연
2022년의 겨울을 흠뻑 느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눈 깜짝할 새 2023년이라는 또 다른 시작에 몸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꽃내음 물씬 나던 봄을 지나, 청명한 여름의 계절을 향해 가는 중입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두 가지 속성을 가진 존재 같습니다. 햇볕 쨍쨍한 날씨에 때로는 혼자 있고 싶게 만들다가도, 저마다의 푸른 꼬까옷을 입고 서로를 비추는 자연의 싱그러운 모습을 보면 절로 누군가의 옆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매력을 가진 여름이라는 계절처럼, 저희도 저희만의 다채로운 기록들을 이곳 상경논총이라는 도화지에 그려보려 합니다.
3년 넘게 우리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의 완전한 끝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3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마침표만을 향해 달리고 있을 여러분들을 위해, 쉼표는 삶이라는 문장 속에서 잘못된 마침이 아니라 추진력을 얻기 위한 하나의 귀중한 과정임을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경논총> 91호 ‘그리고’는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때문에 우리가 잊고 지내던 것들에 주목하여, 하나의 접속사로 귀결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 우리가 가진 잠재력,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 등을 91호에 압축해보았습니다. 흔히들 인생에서 모든 것들을 기억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나라는 사람 자신과 온전히 관련 있는 것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저희는 기억할 수 없는 것과 기억 속 어딘가 존재하지만, 잠시 잊고 지낸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여러분이 잠시 잊고 지낸 것들을 영영 기억 속에서 잊힌 것이라고 믿게 하지 않기 위해, 91호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전 호처럼 <상경논총> 91호에서도 여러 주제로 본글과 특집글, 오아시스를 꾸며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도 다채로운 주제로 경영 및 경제 관련 이슈들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디지털 및 AI'와 관련된 주제를 기획 섹션으로 구성했습니다. 기획 섹션에서는 애플페이의 출시 이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디지털 월렛,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경영 전략의 혁신을 꾀하는 디지털 전환을 포함하여 AI의 도움을 받아 나만의 ETF를 꾸리는 다이렉트 인덱싱에 관한 글을 담았습니다. 경제 섹션에서도 최근의 이슈들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글을 실었습니다. 국제 경제 분야와 관련하여서는 글로벌 배터리 패권 경쟁, 탄소배출권거래제, 러우 전쟁으로 인한 난방비 변화, SVB 사태와 리먼 브라더스 사태 비교를 주제로 한 글들을, 국내 경제 분야와 관련하여서는 국민연금, 한국형 재정 준칙 마련의 필요성, 부동산 PF, 특례상장을 주제로 한 글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경영 섹션에서는 더 현대 서울의 경영 전략,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문제를 주제로 한 글들을 다루었습니다.
이번 91호 특집글은 크게 두 가지 소주제로 섹션이 나뉩니다. 첫 번째 특집글의 내용은 상경경영대학 반비 수합 문제를 주제로 해당 안건을 중립적 입장에서 분석한 것이고, 두 번째 특집글의 내용은 최근 여러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는 PB 상품들에 대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특집글들을 아우르는 대주제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대주제 없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는 데에 집중하는, 색다른 도전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오아시스에 91호의 주제인 ‘그리고’를 각자만의 관점에서 바라본, 부원들의 이야기가 담뿍 실려 있습니다. 개개인이 ‘그리고’를 생각하며 떠올리는 것들은 매우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전하고자 한 이야기들이 인간관계에서 얻게 되는 그리움인지, 본인조차 몰랐던 잠재력인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이야기인지, 혹은 그 무엇도 아닌 부원만의 솔직한 생각들인지를 오아시스를 읽으며 흠뻑 느껴주시기 바랍니다. 각자 전하고자 한 이야기의 내용들은 다르지만, 부원 모두 한마음으로 여러분이 잊고 지낸 것들에 대한 울림을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상경논총> 91호는 본글 기획 섹션 3편, 경제 섹션 9편, 경영 섹션 2편, 특집글 2편, 오아시스 12편의 글로 완성됩니다. 각자의 일로 바쁜 와중에도 91호 발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글을 작성해주신 <상경논총> 91호 부원 분들께 가장 먼저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판단했을 때 편집장의 직책을 맡기에는 아직 나이도 어리고, 전공 지식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91호가 무사히 출판된 데에는 함께 활동한 부원 분들의 덕택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상엽 부원님, 김재식 부원님, 김태인 부원님, 류정민 부원님, 서재원 부원님, 성서연 부원님, 이수희 부원님, 이시은 부원님, 이태준 부원님, 지수원 부원님, 정준용 부원님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저를 도와 91호 출판에 많은 신경을 써주신 유현지 부편집장님과 부족한 저에게 따스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90호 신서영 편집장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상경논총> 91호의 출판까지 도움을 주신 한종희 교수님, 김민주 디자이너님, 상경대학 정명숙 차장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덧붙여 졸업 후 상경논총을 떠나신 후에도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시는 선배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상경논총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독자 분들께 가장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친 일상 속 잊고 살았던 여러분의 소중한 것들이 저희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되살아나고, 그로 인해 이번 91호를 읽는 순간만이라도 여러분의 마음이 행복해진다면 <상경논총> 91호 부원들은 그 자체로 기쁠 것 같습니다. 저희의 온기가 독자 여러분께도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책이 잊고 산 당신의 무언가를 되살리는 숨결이 되기를 바라며,
편집장 장서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