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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Savinna Apr 21. 2024

잠깐 이번까지만 하고욧

어른들을 위한 GEN-Z Guidebook

안녕하세요. 곽수현 사비나입니다.


이번엔 전 세계 부모들이

(특히) 아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는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10여 년 게임 관련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글은 씁니다.

글 흐름이 시간상 앞뒤가 안 맞을 수도 있으나

중요한 바가 아니니 수필적 허용을 미리 구합니다.


게임이 남자 청소년만의 전유물인가?

아닙니다.

요즘은 남녀노소 다 합니다.


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만은

아무래도 온라인/인터넷/모바일 게임은

남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경향성이 짙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의 일입니다.

그때는 학교에 wifi도 안되고

학교에서 모바일 폰이 보이기만 해도

혼이 나던 시절입니다.

그러한 때가 있었어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입니다.


요즘은 공부시간에도 폰이 웅웅 울리면

예의 바르게 학생이 손을 들고

'저 전화받아도 돼요? 엄마예요.'

합니다.


공부시간에 어떻게 학부모가 전화를 할 수 있냐?

애들 공부하는 시간 파악도 못하냐,

하며

학부모를 흉볼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전화 안 받으면 일부 학부모들은 항의도 한답니다.

비난조로 옆으로 샜는데

뭘 하든 우리 어른들이 더 잘해야겠지요.


언어(영어) 습득이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되기 위해서는

본인들이 실제 자료를 찾고 검색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특히 주도적으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검색하는 방법, 전략 세우기 등 자체가 학습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전자칠판에 공공 와이파이까지,

태블릿 PC 및 기타 여러 스마트기기가

학교에 잘 구비되어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업시간에 인터넷 접속하는 것에 반신반의했습니다.

좋은 것은 알겠는데... 하면서요.


저는 또, 좀 앞서가는 편이니까

굳이 안 해도 되는데도

자비로 데이터를 사서 수업에 들어갑니다.


기억나십니까. 에그?


데이터 공유기기인 에그를 가지고 다니며

핸드폰을 걷어 보관하고 있는 담임에게 허락을 구하고

모둠 활동의 조장의 폰으로

제게 연결해서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


이러다 보면 꼭,

슬며시 자신의 폰을 연결하는 학생이 나옵니다.

어떻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몇 명이 더 들어와 있어요.

(보동 접속 가능한 최대 기기가 정해져 있는데

정작 접속해야 할 모둠이 못해서

살펴보다 보면 발견이 되지요.)


그래서 제가 데이터를 끊고

학생들은 연결해 달라고 하는

옥신각신한 과정 속에서

그들의 새로운 요구, 욕망을 발견합니다.


인터넷에 접속하고자 하는 열망!

그래서 제가 협상을 합니다.


할 것 제대로 잘하면

데이터를 쉬는 시간에 나누어 주겠다.

다만 네가 뭘 할지는 묻지 않겠다.


다른 선생님이 네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뭐라고 하시면(교칙 등에 어긋나므로)

나 곽수현 샘은 모르는 것으로 하겠다

하고요.


이게 비교육적이지 않은가?


삶이 참 그래요.

가끔 당근과 채찍을 줘야 하는 것처럼

늘 법대로만 규칙대로만 모델대로만

학생들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특히,

나아가 뛰어놀고 잘 먹고 잘 자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자꾸 영어공부만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아니지 않을까요.

가능하다면 제가 계획하에

그들의 욕망과 욕구를

채워주는 무엇을 줄 수 있다면

상호 합의하에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교육학적으로

extrinsic motivation(외적동기)의 한 예구요.


제 데이터가 절대 권력이 됩니다.

두둥~


야야야

내 말 잘 들은 자에게만 네트워크 접속 시켜준다!


하면

아오... 그렇게 영어 단어도 잘 외우고

쓰라는 것도 잘 써 쓰고

발표도 집중해서 하고 합니다.

외부동기가 명확하니까요.


아름답게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로그인을 시켜줍니다.

그러나 절대로

-어디에 접속하냐

-왜 하냐

-해서 뭐 하냐 그런 걸

하고 묻지 않습니다.


‘자 학교에서 하면 안 되는 행위는

각자 생각해서 알아서 하고,

본인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기 바란다.'

라고 명확히 말을 해줍니다.


미리 말을 해주었고

그렇게 행동을 하면

또 다들 그리 합니다.


청소년들이 순진하고 순수하기도 하고

그게 인간사이 언어 행위의

힘이기도 하고

그러한 신뢰가 서로 있기도 해서요.


한 녀석이 로그인을 합니다.

갑자기 우르르 몇 명이 달라붙습니다.

그렇게들 옆에서 재미있게 얘기하고 훈수 두고

응원하기도 하고 비판도 하며

그들만의 사교가 이루어집니다.

사실 사교라기보다 사회생활,

친구들과의 놀이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이때 처음으로 깜짝 놀란 것이 있습니다.

남자 청소년들이 그렇게 길게 이야기하는 것,

10개도 넘는 문장을 주르륵 말하는 것 처음 듣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시체처럼

혹은

시들어가는 꽃처럼 있던 청소년들


뭘 물어도


몰라요.

그냥요.

네?

저요?

or

무응답...


하며 단답형으로 겨우 말하던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친구들의 부러움의 힘을 받는 자

(공부시간에 잘해서 선택되어

데이터 접속을 했으므로 게임을 하니까)


(하도 빠른 손놀림으로) 손가락이 안 보이는 자


평소 공부시간엔 뭔가 주눅이 들었는데

온라인 세계에서의 대왕임이 밝혀진 자


너무 몰려서 시끄럽다 보면


학교라는 게요,

쉬는 시간에도 시끄러우면 다른 쌤에게 혼나니

교사인 저도 또 눈치를 보게 되고

애들이 너무 시끄러우면

데이터를 공유했던 제가

또 한소리 들으니

이때만큼은 한 배를 탄 자들처럼

서로 보호하고 또 경고도 해주고 합니다.


와~~

하고 소란스러운 걸 방지도 할 겸

저도 궁금도 해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


나도 너 하는 거 봐도 되니?

내 주변엔 이런 거 하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네네네 하세요


하면 정말 처음 보는 게임-

현란한 오디오와 그래픽

뭔가 막 죽이는 주인공과

죽어가는 자들

(주인공이 내가 알던 그 청소년 친구겠지요?)


우와...

뭐야 이거, 잘하는 거야?


네네 얘 정말 잘해요.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꼭 선을 넘어

천기누설하는 해맑은 청소년이 있습니다.


얘 이걸로 돈도 벌어요.

원래 불법인데 다른 사람 걸로 해서 어쩌고 저쩌고..


아아 그래서 얘가 간식을 자주 사서 나에게 주었구나.

아아 그들만의 세계에 나를 초대했구나

아아 이런 재미가 있으니 나도 영어 수업에 잘 적용해야겠구나..


하며 한 발작 저도 이들을 더 알아갑니다.

저도


야, 싹 다 죽여버려.


하면서 같이 응원합니다.

그러면 또 신이 나서 더 잘합니다.


그리고... 종이 칩니다.


그럼 저는


수업하자~


여기서,

두 번째 깜짝 놀라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 친구들이 머리로는

각자 자리에 가서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로 약속을 했기에 그렇게 해야 하는데

그만 몸이 안 움직입니다.

그걸 제가 알아차립니다.


눈은 고정되어 있고 손가락은 현란합니다.  

스마트폰 스크린의 상황을 보면

한창 절대 선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숨이 막힙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잠깐 이번까지만 하고욧

아니, 제게 왜 이러는 거죠

이렇게까지 잘해줬는데


양해하고 이해하고

너희를 위해 다 해줬는데

수업 종이 쳤는데

이 판(?)까지만 하겠다고 요구를 하다니요!!!


처음엔 너무 화가 나서

그냥 데이터를 껐습니다.

폭력적으로요.

애들은 또 성질을 부립니다.

본능적으로요.

그런 청소년에게 저는

서슬 퍼렇게 말합니다.


약속은 약속이고

어, 너희들은 그 약속을 어겼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혼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애들이 그러는게 당연한 걸,

그때는 그걸 왜 이해 못 했는지요.


좋자고 시작해서

끝은 꼭 그렇게 잔소리와 혼냄으로 마무리되니

당시 저는 제 스스로도 혼란스럽고


암튼 애들은 잘해주면 안 돼...


그러다가 저도

코로나 시국에 게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할 일도 없고 시간은 때워야겠고 이참에,

게임을 경험해 보겠다고 하니까 지인이 추천을 해줬어요.


AR게임으로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이라고

해보면 좋겠다.

증강현실도 배우고 제가 좋아할 스토리이기도 하고요.


해리포터와 마법사 연합

해리포터와 마법사 연합 공식 트레일러

https://youtu.be/5ZDJifrmvu8



그때 막 폰을 바꿔서

다소 오래된 아이폰과

최신폰인 iPhone 11 ProMax

2가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했었어요.


아, 구형 폰으로는 맛이 안 납니다.

새 폰으로 해야 게임이 진실성이 생깁니다.

속도도 빠르고 다 다릅니다.


와... 세상 이렇게 재밌는 게 처음이고

AR이라 신기하기가 이를 데 없고요

눈이 빠지게 아파서

인공눈물 사다가 넣으며 게임했습니다.

아마 눈에 좋은 영양제도 먹었지 싶습니다.


결론은

1.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2. 게임 한 참 하던 중에

    -전화 오거나

    -누가 말 걸거나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화가 솟아오른다.

3. 중독성이 심하다.

    특히 게임에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죽이고 살리고 점수 올리는 게 아니라

    스토리 텔링에 나도 참여해야 한다.

4. 최신 폰이어야 한다.

    -손맛

    -그래픽

    -속도

    -사운드

    -기타 등등


제가 그때  한참 집중하다 보니

종종 나가는 강의 시간 중간 10분에도 게임을 하죠.

꿀맛!

종이 울려도 제 스스로도 못 멈추겠는 거죠.


해서 양해를 구합니다.


내가 이번 판만 좀 얼른 마칠 테니까 너네 좀 먼저 공부하고 있어라. 정말 미안한데 좀 봐죠.


너무들 이해하는 그 눈빛,

아, 샘도 우리 편이구나 하는!!!


종종 게임이 너무 어려우면


너 이거 내 대신 좀 해봐줘.


합니다.

청소년들은 기꺼이 서로 하겠다며 해줍니다.

상당히 거들먹거리기도 하고

관대해지기도 하고

더 도와줄 수도 있다며 호기를 부리기도 합니다.


아, 그렇구나

이게 게임이구나..

이런 친구들에게 잔인하게 게임을 멈추라고 했구나...


그 이후부터 저는

게임을 인정합니다.

스마트폰의 중요성도 인정합니다.

게임을 진지하게 바라봅니다.


어른들,

특히 학부모들이랑 이야기를 할 때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게임문화 인정하실 것

-최신폰 선재적으로 사주실 것

-폰 뺏지 마실 것


특히,

폰이 비싸지만 간식비를 줄여서라도

최신 스마트폰을 사주길 바란다.


애달프게 하지 마시고!!

통 크게 사주고 지지하고 그리고 뭘 요구하시라.


부모가 당연히 해야 하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로는

요즘 친구들에게 설득이 안되니까-

절대 가난은 벗어난 코리아니까.


게임문화에 대해서 인정하시라.

이해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시라.

어차피 이해도 안 되고

세상에 모든 것을 이해할 수도 없으니

이건 그냥 이 시대에 주어진 것이니

그러한 시대에 사시는 것이다.


핸드폰 절대로 뺏지 말아라

애들 미친다.


그럼 학부모(보호자,어른)들은 제게


애들 교육 어쩌란 말인가?

그냥 두라는 말인가?


라고 힐난하시고 비난할 줄 저는 너무도 압니다.


다만 저 위의 3가지는 인정을 하셔야 합니다.

인정을 하지 않으면

어차피 지는 전쟁 계속 시도하는 거예요.

교육이아니지요. 전쟁이예요.

그것도

자꾸 하나마나한, 잔소리가 됩니다.

분란, 싸움이 납니다.

부모가 훈육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눈 시퍼런 청소년이 대드는 그 험한 꼴을 보는 게 됩니다.

발광하는 그 꼴..

그건 원하던 바가 아니시잖아요.


그것만은 우선 막자.

그리고 게임문화에 대해서 새로 한 번 살펴보자.


그러다 중독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요?

중독은 질병입니다.

게임 중독은 본 글의 주제와 별개입니다.

게임 중독은 '중독'을  봐야 합니다.

술, 섹스, 게임, 담배, 도박, 음식, 설탕...

중독은 또 중독으로 봐야 해요.


그래서 제가

게임 학원을 볼까

게임 대회를 해볼까

게임을 주제로 영상 편집 기술을 가르쳐볼까


그리고 게임의 장점에 대해서

특히 남학생의 경우 긍정적인 사회화 과정에 대해 알아봅니다.


+

특히 코로나 기간 후에

온라인 소통, 게임의 긍정 기능에 대한

여러 보고서가 많이 나옵니다.

관련 자료 아래 남겨둡니다.


“게임, 가장 대중적인 국민 여가 문화로!” 콘진원,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https://www.kocca.kr/kocca/koccanews/reportview.do?menuNo=204767&nttNo=309


옥스퍼드대 "게임이 나쁘다고? 몇 시간 정도는 긍정적 영향"

https://www.yna.co.kr/view/AKR20201116166400085


영어 기사 원본 아래 링크

https://www.ox.ac.uk/news/2020-11-16-groundbreaking-new-study-says-time-spent-playing-video-games-can-be-good-your-well


청소년과 청년을 좋아하는 사비나가 붓 가는 대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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