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내 여행스타일은 휴식, 휴양이고 위험한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예 안 하는 주의.
그리고 하이는 해외든 국내든 어딜 가도 ONLY물놀이라서 나는 처음부터 관광을 포기했다.
마닐라는 관광할 곳이 많지 않다.
인트라무로스에 있는 성당, 산티아고 요새, 리잘 공원, 박물관, 팍상한 폭포 정도.
소피텔이 있는 pasay 파사이 시티에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있는 워터파크나, 놀이동산 같은 액티비티도 알아봤으나 굳이? 싶어서 모든 것을 스킵했다.
여행 중에 시간 되면 가고 아님 말고.라는 생각으로 일단 알아는 봤다. 뮤지엄이나 액티비티의 위치, 입장료(생일 자는 그 주에 무료 거나 할인됨, 대부분 인터넷 예매가 더 쌈), 복장 등.
대충 J쪽으로 기운 P가 세운 계획이다.
식당 몇 군데는 확실히 알아봤다.
우린 언제나 먹는데 진심이니까.
1. Sofitel Spiral 소피텔 스파이럴 뷔페
6박 7일 일정동안 아침은 숙소인 소피텔의 스파이럴 조식 뷔페를 이용했다.
소피텔 뷔페는 음식마다 칸막이가 있고 셰프/직원이 접시에 떠주는 방식.
어느 단체에서 모여서 온 어르신들과 자꾸 마주쳤다.
줄 서서 음식 받는 거 뻔히 보고도 기다리기 싫다고 막무가내로 안으로 들어가서 음식 뜨는 거 보고 진짜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거기다 통사과, 바나나 같은 과일을 막 다섯 개! 세 개! 막 소리지르면서 받아가길래 다 드시긴 하려나.. 했는데 가방에 넣고, 직원에게 커피 줘 커피! 소리치고.. 진짜 눈살 찌푸려지던 적이 많았다.
조식은 월화수목금토 이용했고 일요일만 못 먹어봤다.
메뉴는 매일 아주 조금씩 다른 편.
망고 100개 먹고 오려고 했는데 롱간이라는 리치 비슷한 과일에 빠진 하이는 롱간을 조식에서도 먹고 마트에서도 사다 먹고 하다가 결국 알러지 엔딩이 났다.
먹자마자 나타난 게 아니고 거의 막 날에 입 주변과 턱이 벌겋게 부어올라서 더 못 먹게 했다.
씨에 독성이 있다는데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다.
가벼운 알러지 증상에 못 먹게 된 하이가 아쉬워하자
없던 알러지도 생길 정도로 먹었어 너. 하고 웃었지만 사실 조금 식겁했다.
괌에서 우리가 아침에 늘 가는 식당에 포크토시노를 파는데 토시노가 필리핀 음식인 걸 이번에 알았다.
하이는 매일 아침 치킨토시노 플리즈.
치킨토시노와, 밀크피쉬, 오믈렛,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롱간을 야무지게 먹었다.
스파이럴 런치랑 디너에는 이곳의 상징인 나선형 계단에서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도 진행된다. 유명한 만큼 디너에는 음식 가짓수가 더 많겠지만, 조식을 계속 먹다 보니 먹어볼 생각이 안 났다.
2. Mang Inasal 망이나살
Inasal은 바베큐라는 뜻으로 망이나살은 숯불구이 음식을 파는 필리핀의 대중음식점이다.
매장은 가보질 못했고 그랩으로 두 번 배달 시켜 먹었다.
치킨 이나살, 포크바베큐꼬치, sisig 시식, palabok 팔라복, 필리핀 팥빙수인 할로할로를 먹어 봄.
패밀리 세트 메뉴 중 포크꼬치가 5개 들어있었는데 하이가 5개를 혼자서 순삭해버렸고
다음엔 꼬치를 10개 시켰는데 9개만 왔다! 배달 주문이고 피크시간이라 1시간이나 걸려 받은 건데!
절망한 남편은 자기 이거 한 개도 못 먹어봤다고 울상. 하이는 노상관 귀 닫고 열심히 찹찹.
하이야. 다섯 개만 먹고 나머지는 아빠주자. 하니 자기 배 많이 고프다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국 6대 3으로 나눴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하이가 8개를 먹었단다.
보라색이 나는 우베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필리핀식 팥빙수인 할로할로는 코코넛 맛이 진하게 났는데
남편은 코코넛 flavor를 매우 좋아해서 거의 들이켰다.
3. Jollibee 졸리비
필리핀 대표 패스트푸드
다른 거 먹느라고 계속 못 먹어보다가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점심으로 먹어봤다.
파인애플이 들어간 알로하챔프버거가 베스트라는데 솔드아웃으로 아쉽게 일반 챔프버거를 먹었다.
2 터미널엔 졸리비 밖에 먹을 게 없고 남은 돈 다 쓰려고 했는데 좀 모자라서 카드 결제 같이 하려고 했지만 온리캐쉬 or 온리크래딧 밖에 안된다. 그리고 동전은 안 받는다.
맛은 soso
그저 고기면 좋은 하이는 치킨을 맛있게 먹었다.
4. Mamou
Bonifacio Global City, BGC 세렌드라에 위치한 Mamou
하이 생일 기념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테이크를 먹기로 해서 찾아보다가 울프강을 갈까 했는데
한국에도 있고, 현지 식당 위주로 찾아보다 결정했다.
시저샐러드, prime 등급 드라이에이징 립아이 스테이크 800g
모자랄 것 같아 다른 메뉴를 보는데 남편이 테이블 위에 올려진 스페셜 메뉴를 집었다.
Tiger prawn sotanghon 타이거새우는 알겠고 소탕혼이 뭔가 검색해 보니 필리핀 면이라고 한다.
향신료 러버인 남편이라 뭐든 잘 먹으니까 남길 일은 없어서 그래 시켜보자 하고 시켰는데
내가 제일 많이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우탕면 같은 맛? 그런데 국물이 깊고 테이블에 있던 크러쉬드 페퍼 조금 넣으니 칼칼해져서 정말 맛있었다.
5. Mesa 메사
Greenbelt 5 지점.
개인적으로 BGC보다 그린벨트가 더 괜찮았다.
그린벨트 내 조성된 공원 같은 초록초록한 조경이 굉장히 좋았다. 공원을 중심으로 몰과 브랜드샵, 식당, 카페가 있어서 동선도 좋고 그린벨트 내에서 걷기 때문에 치안 걱정도 덜 수 있었기 때문.
메사는 매장에 사람이 엄청 많길래 들어가 봤다.
마닐라에 오기 전 남편은 먹어보고픈 몇 가지 음식을 정해두었는데 그게 다 있었다.
레촌(통돼지 구이)과 크리스피 파타(족발튀김)
여러 가지 바베큐가 있는 all meat sampler, 깡꽁 레촌, 크리스피 본리스 파타, pancit canton 판싯칸톤(볶음면 요리)
주변에서 시켜 먹길래 시켜본 부코(코코넛) in the shell. 노맛.
6. Texas Roadhouse 텍사스로드하우스
또 스테이크.
블루치즈 스테이크 샐러드, 베이비립, 12oz 뉴욕스트립&그릴새우
망고주스가 여태 먹은 주스 중 제일 맛있어서 기분 좋았다가, 잘못된 계산서로 기분이 나빴다.
잘 확인했어야 했는데 금액만 보고 지불한 내가 바보.
S'Maison 밖으로 나와 마닐라베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다가 알아서 다시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7-8천 원 차이인데 그냥 두라고 그래서 그냥 혼자 씩씩대고 말았다.
이 날 망이나살 그랩배달 주문했는데 꼬치가 10개 중 9개만 왔다.
남편은 꼬치 한 개 덜 온 것에 제일 분개했다.
7. PHO Hoa 포호아
SM Mall Of Asia 지점.
고이꾸온, 해산물 쌀국수 S, 소고기 쌀국수 L, 치킨과 밥이 있는 음식
나는 고수를 싫어해서 쌀국수 모두 고수를 따로 달라고 했고
남편이 다 먹었다.
Large 사이즈가 라지처럼 안보였다. 남편이 한 젓가락만에 끝낼 수도 있는 사이즈.
쌀국수가 먼저 나와서 하이 몫으로 시킨 치밥을 기다리는 동안 남편이 장난치려고 하이에게 고수와 함께 쌀국수를 줬는데 잘 먹어서 놀랐다.
향신료 러버인 남편은 고수도 엄청 좋아해서 다음 번엔 베트남 가자고 계속 그러는걸 하이가 못 먹을 거라고 디펜스했는데...
8. 그 밖에
스타벅스는 한 천 원 정도? 싼 편
아이스도 종이컵에 주고 돔뚜껑+빨대 조합 싫어하는데 플랫뚜껑이 아예 없는데도 있고 재미있다.
라면 안 싸가서 마트에서 몇 개 사서 먹었다.
럭키미 불랄로 하이가 엄청 맛있다고 두 개 먹음.
소피텔 풀바에서 음료랑 이것저것 시켜 먹어 봤는데
땅콩에 참새가 무지막지하게 꼬여서 다음부터는 땅콩은 주지 말라함.
룸서비스 피자는 맛있는데 선셋바에서 먹은 피자는 노맛.
한국에서는 하루 한 두 끼 먹다가
세끼 꼬박 챙겨먹어 그런가.
돌아와서 남편은 위경련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