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개인의 의지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은 단순한 속담이 아니다. 심리학과 사회과학 연구들은 “함께하는 사람의 수준이 곧 나의 평준선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만나는 사람의 태도, 말, 사고방식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한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오래간다.
그리스계 미국인 사회학자인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Nicholas Christakis)와 『행복은 전염된다』의 저자 제임스 파울러(James Fowler)의 연구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방대한 인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행복, 비만, 흡연, 성과, 심지어 감정의 방향성까지 주변 사람 3단계까지 퍼진다. 주위의 한 사람이 변하면, 그 사람의 친구,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내 주변 사람은 곧 내 미래의 거울이다. 이러한 영향력은 심리학의 대표 이론인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에 나와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주변 사람과 비교하며 성장 방향을 설정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향 비교(Upward Comparison)” 즉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을 만날 때, 인간은 가장 크게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더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면 사고의 깊이가 달라지고, 행동의 기준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현실에서도 이 효과는 분명하다.
열심히 사는 사람 옆에서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게 되고, 긍정적인 사람 옆에서는 나도 모르게 낙관적 에너지를 흡수한다. 반대로, 불평과 냉소가 일상인 사람들과 오래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말투에도 회색빛이 번진다. 사람은 의지로만 살아가지 않는다. 환경이 사람의 기질을 바꾸고, 관계가 사고의 방향을 수정한다.
기업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리더 아래에서 일하면 나도 모르게 사고 방식이 정교해지고, 결과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며,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진다. 반면 변화에 무기력한 조직에 오래 머무르면 처음에는 ‘어떻게든 바꾸겠다’고 다짐했던 사람도 결국 그곳의 문화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날카로움을 잃어간다. 환경은 개인의 의지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삼인행 필유아사 三人行 必有我師)”고 말했다.
이는 누구에게나 배울점이 있다는 겸손과 열린 태도를 강조하지만,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통찰이기도 하다. 내가 어떤 사람들과 걷고 있는지가 곧 내 삶을 어디로 데려가는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환경을 선택해야 한다.
조금 더 성장하려면, 나보다 깊이 생각하는 사람,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 자신의 기준을 지키는 사람 옆에 서 있어야 한다. 그들의 태도와 리듬이 나에게도 스며들기 때문이다.
물론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은 때때로 부담스럽다. 비교하게 되고, 작아지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이 성장의 초입이다. 미세한 불편감은 성장을 위한 진입 신호다.
편안한 환경에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를 선택해야 인생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
관계는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조각하는 하나의 환경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가까운가?”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를 조용히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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