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야기
한국에 돌아온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싱가포르에 가 있던 1년 동안 변한 것도 변하지 않은 것도 있는 한국이 신기하기도 순간순간 싱가포르가 생각나기도 한다.
싱가포르에선 좁은 집에 짐을 최소화하여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살았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집은 넓어졌지만 짐이 많아 참 답답했다. 그래서 오자마자 정리하였고 버리고 또 비워냈다. 결혼할 때 입었던 유물 같은 예복, 유통기한 지난 화장품, 살 빼면 입어야지 하고 두었던 많은 옷, 철 지난 아이들 장난감 등
인간은 자유롭다고 느낄 때 가장 행복하고 창의적이며 생산적으로 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싱가포르에서의 삶이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느낀 건 단출하게 살면서 이런저런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나로서 살던 시간이 많아서이다.
회사원, 딸, 며느리라는 압박을 잠시 내려놓고 단순하게 즐기던 싱가포르의 삶. 자유롭게 살던 지난 1년이 가끔은 사무치게 그립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온 지금, 돌이켜보면 그간 내 인생은 내 마음은 너무 무거웠다.
오늘날 대다수 우리는 자신을 높이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성취에 연연하며 그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그 욕구가 내 안에 많이 남아있다.
이젠 좀 자유롭고 가벼운 기분으로 인생에 임할 것이다.
그래야 사소한 제한 따위에,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연연하지 않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해지려면 자유가 필요하고, 자유를 누리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에 매이지 않는 것이 자유요,
자기를 비우는 것이 용기다."
- 장자 -
한국에서도 쉽지는 않겠지만 내적으로 외적으로 비워내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고군분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