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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싯거리는 밤에
14화
감또개
by
별하구름
May 12. 2022
감또개: 꽃과 함께 떨어진 어린 감
밖을 거닐다 만난
소복이 쌓여
꽃 속에 포근히 안겨있는 감또개
손바닥 위에 하나 올려놓고는
가만히 마주 본다
감이 되기 전 떨어진
감또개의 마음은 어떠할까
감이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무 위에만 있기 심심했던 감또개는
‘모두 감이 되는 건 지루하고 재미없어!’
외치곤
더 넓고 알록달록한 세상이 궁금해,
산책하는 강아지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짓는
선만 가득한 미소가 궁금해,
나를 감싸는 사람들의
손바닥 온기가 궁금해,
꽃과 함께 핑그르르 돌며
세상을 날아보는 길을 선택했나 보다
어찌 보면 네잎클로버를 닮은 감또개,
어찌 보면 개나리를 닮은 감또개,
감또개는 어쩌면
노오란 초록빛이 좋았나 보다
그래서 나무에서 바라만 보던
노오란 초록빛의 꽃밭과 잔디를 선망해
그들과 함께 있고 싶었나 보다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감또개를 보며
감이 되지 못해 안쓰럽다 말하지만
모두 감이 되었다면
그래서 감또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면
그래서 감또개의 단어를 알 수 없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
아주,
아쉬웠을 것 같다
감또개가 있어
자연에서 얻는 행복이 더해졌고
감또개가 있어
일상에서 얻는 순간의 싱긋이 더해졌으니
감이 되는 것이
꼭 감또개의 꿈은 아닐 수 있으니
감히 아쉬워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말고
그저
그 모습 그대로
축하해 주고
좋아해 주고
마주하자마자 물들었던
순간의 감정을 전해본다
꼭 무엇인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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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구름
'순우리말을 담은 글을 그리다', 포실한 글과 그림이 여러분들에게 잠시나마 산듯한 휴식처럼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창작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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