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긋뱅긋: 눈과 입을 살며시 움직이며 소리 없이 가볍고 귀엽게 웃는 모양.
새금물: 조금 흐린 물
비가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이 땅으로 나무로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
땅 웅덩이 곳곳에
호수에
새금물이 마중 나왔다
비치는 자연의 정경이
새금물 덕에
조금은 흐릴지라도
그 흐림에
산수화 한 폭이 담긴 모습을 따라
내 마음도 일렁인다
잠수해 눈을 뜨면 보이는
흐릿한 물속 세상 마냥
새금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수중 세상에 들어와 있는
인어가 된 듯한 환상에
내 마음도 춤을 춘다
구름에서 내려온 빗방울과
땅과 함께 머물러 있던 물방울이 만나
반가웠는지
흙 알갱이와 모래알도 즐거워
방방 뛰다 보니
물이 조금은 흐려졌는지
흙과 모래알은
늘 땅바닥에서
그 자리를 지키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반가운 비가 오면
자유롭게 물속을 헤엄치기도
세상을 더 가까이 보기도
바라만 보던 새들을 흉내 내어
물을 하늘 삼아 날아보기도
하는 것을
이런 새금물을 보니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해맑은 방울들과 흙 모래알들이 떠올라
생긋뱅긋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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