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을 자꾸 짝짝 다시며 맛있게 먹다
어린 시절 식탁에 앉아
불앞에서 소스락소스락하게 땀 흘리며
불땀을 조절하는 그대 모습 보고 있자니
이마를 미끄럼틀 삼아 타고 내려오는
구슬방울은 윤슬처럼 빛났고
모락모락 소보록한 밥을 받아들곤
정신없이 짜금거리며 먹다 눈이 마주치자
방그레 웃어 보이는 그대 모습은
또 빛이 났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대의 고생이 묻어있는 자리에서
불땀을 조절하며 밥을 하고
서투른 밥을
짜금거리며 먹는 그대 모습을 보니
이제는 미소의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짜금거리며 먹는 그 모습은
햇살처럼 환했고
그래서 눈이 부셨고
이마에 송알송알 내맺힌 방울땀마저
보송보송 마를 정도로
사랑스러웠다는 것을
*불땀: 화력이 세고 약한 정도.
*소스락소스락하다: 땀방울이나 소름 따위가 여기저기 잘게 솟아나 있다.
*구슬방울: 구슬같이 맑고 아름다운 방울.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소보록하다: 물건이 많이 담기거나 쌓여 좀 볼록하게 도드라져 있다.
*송알송알: 땀방울이나 물방울, 열매 따위가 잘게 많이 맺힌 모양.
*방울땀: 물방울처럼 맺힌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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