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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계인총각 Sep 05. 2022

<처음 치앙마이>12. 하드락호텔 파타야

마지막 숙소

태국 방콕은 네 번째 방문이지만 방콕에서 쉽게 갈 수 있다는 '파타야'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방콕 호텔들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굳이 파타야에 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이번에도 방콕에만 1주일을 머물 계획이었는데 문득 바다가 보고 싶었다. 푸껫 같은 바다까진 아니지만, 그저 바다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 방콕에서 가까운 바다 휴양지는 후아힌과 파타야. 후아힌은 자동차로 4시간, 파타야는 2시간 걸렸다. 방콕과 파타야 사이에 수완나품 국제공항이 있어 출국을 고려해 파타야를 선택했다.

태국 파타야 힐튼호텔(Hilton Hotel)34층 호라이즌

방콕 수쿰빗(아속역)에서 출발해 파타야로 들어갔다. 이동 수단은 '블루망고 투어(Blue mango)'에서 예약한 미니밴. 가격은 5만 7000원대. 개인적으로 알아본 태국 현지 차량 서비스업체와 가격이 같았다. 블루망고 투어 운전기사와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광고성 후기들과 달리 연식 좋은 차량은 아니었다. 편안한 운전에도 불구하고 좌석이 불편했다. 칭찬 가득한 후기들이 오히려 실망감을 키웠다. 방콕 시내를 빠져나오면서 교통 체증은 없었는데, 파타야까지 가는데 체감적으로 엄청 지루했다. 딱 2시간 소요됐다.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파타야에서 선택한 숙소는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신혼 때 인도네시아 발리에 가서 본 '하드락호텔+하드락카페'가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하드락호텔의 다양한 액티비티가 클릭을 이끌어냈다. 조식 포함 3박 비용은 40만 원 초반대. 올드한 호텔 건물과 시설에 비해 가격은 비쌌다. 누군가는 하드락호텔을 5성급 수준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절망할 수도 있으니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방은 오래되긴 했지만 깔끔하게 관리돼 불편한 느낌은 없었다. 3주간 머물렀던 치앙마이의 3~4성급 수준 호텔이어서 금방 적응했다. 다만, 방콕의 세련된 호텔과 비교하면 실망할 수 있다.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객실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화장실

하드락호텔의 장점 중 하나는 위치다. 파타야비치 중간쯤에 있고 길 건너면 바로 모래사장이다. 센트럴페스티벌(힐튼호텔) 쇼핑몰까지 걸어서 10분, 아트인파라다이스 뮤지엄과 터미널21(오조리조트/아마리리조트) 쇼핑몰까지 걸어서 15분 걸린다. 썽태우(1인당 10밧)를 타면 모두 5분 이내로 갈 수 있다.

태국 파타야 센트럴 페스티벌 쇼핑몰

방콕 칼튼호텔(Carlton Hotel)이 아내를 위한 호텔이었다면 하드락호텔은 아들을 위한 호텔로 선택했다. 세련된 호텔을 좋아하는 아내가 방콕을 그리워하는 내내, 아들은 하드락호텔 수영장에 살다시피 했다. 화려하고 세련된 최신식 룸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하드락호텔은 아이들에게 정말 즐거운 곳이었다. 아들과 나는 조식을 먹은 뒤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놀았다. 3박 내내.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수영장

수영장은 영유아풀과 어린이풀, 일반풀 세 곳으로 나눠져 있다. 어린이풀에는 3개의 슬라이드가 있고 성인도 탈 수 있다. 나름 재밌다. 액티비티는 일반풀에서 수시로 진행한다. 클라이밍(암벽 등반)만 100밧이고 나머지 무료로 진행된다. 수중 농구, 수구, 물 위에서 달리기(?), 사격 등. 액티비티가 없어도 수영장이 넓어 심심하지 않았다. 수영장 안전요원에게 200밧을 내면 물 위에 둥둥 뜨는 플로팅 보트(?)를 하루 종일 빌릴 수 있는데, 그것만 있어도 지루하지 않게 놀 수 있다. 아들은 액티비티가 없는 시간에 플로팅 보트 하나로 혼자 잘 놀았다. 참고로 일반풀의 물 깊이는 130~170cm 정도다. 라이프가드(안전요원)가 있지만, 아이들을 그냥 방치해놓으면 위험하다.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수영장

토요일에는 수영장 한쪽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버블 파티도 열린다. 최신 K-pop을 많이 틀어줘서 한류를 느낄 수 있었다. 버블 파티에는 어린이도 참여할 수 있지만 쏟아지는 버블이 성인 가슴 높이만큼 쌓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장에는 화장실 겸 샤워장도 따로 구비돼 있었지만 우리는 그냥 방에 올라가서 씻었다.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Hard Rock Hotel) 객실

우리가 체크인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토요일이 되니 어디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는지 오전 10시쯤엔 선배드에 자리가 없을 정도다. 저녁에는 식사를 하고 맥주 한 잔 하려고 하드락카페에 갔는데 여기 역시 만석이었다. 하드락호텔은 수영장과 카페 때문인지 나름 파타야에서 핫플이었다.

태국 파타야 하드락카페(Hard Rock Cafe)

대안으로 힐튼호텔(Hilton Hotel) 루프트탑 바 '호라이즌(Horizon)'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호라이즌은 힐튼호텔 34층에 있는 레스토랑 겸 바인데, 엘리베이터를 한번 갈아타서 올라가야 한다. 실내외로 나눠져 있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식사는 실내에서 하는 게 좋다. 식사가 아니라면 실외에 자리 잡아 파타야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파타야 바다와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파타야비치에 있는 길거리 술집들과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고급지고 세련되고. 힐튼호텔 뷔페 '에지(Edge)'도 가성비 좋은 레스토랑인데 만석이어서 갈 수 없었다.

태국 힐튼호텔(Hilton Hotel) 호라이즌에서 본 파타야
태국 힐튼호텔(Hilton Hotel) 호라이즌에서 본 파타야

사실 파타야 숙소로 힐튼호텔도 알아봤지만, 조식 포함 3박에 70만 원에 육박해 포기했었다. 돈만 있으면 당연히 힐튼호텔에 묵겠지만, 우리는 40만 원으로 예산을 잡았었다. 아내는 다음에 파타야에 오게 되면 반드시 힐튼호텔에서 묵자고 얘기했다. 다음에 파타야에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바다를 보고 싶다면 비행기를 타고 후아힌이나 끄라비를 가든지, 아니면 방콕에만 머물며 호캉스를 할 것 같다.

태국 파타야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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