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다.
모두가 잠든 시각.
나는 오늘도 조용히 깨어 있다.
익숙한 화면을 바라보며
시간을 견디는 게 일상이 되었다.
어떤 날은 몸이 무겁고,
어떤 날은 마음이 무겁다.
오늘은 둘 다였다.
일어나기 싫었고,
아무 일도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일까.
아니, 나는 나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알아본 적이 있었을까.
무언가가 내 안에서 사라졌다는 감각만이
매일을 따라다닌다.
구멍이 뚫린 듯한 공허함,
가만히 있어도 빠져나가는 나라는 감각.
있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말해도 들리지 않는다는 느낌 속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꺼내놓을 수 없는 마음.
그래서 이렇게 기록한다.
어쩌면 이 글은
나라는 사람이 이 새벽을 지나고 있다는
아주 작은 증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