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깊은 곳, 바람조차 멈춘 자리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사라졌다.
그곳은 오래전부터 비밀을 품고 있었고,
나는 그 비밀의 일부가 된 채 서 있었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하늘은 낮게 내려앉아 있었고,
바위는 제 무게에 눌린 듯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엔, 누군가 나를 찾을 거라 믿었다.
산 너머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기다렸고,
바람이 흘려보내는 이름을 들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 소리는 끝내 오지 않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여기서는 목소리도, 마음도,
언젠가는 산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흙과 돌, 그리고 침묵 속에 묻혀
형태만 남긴 채 잊힌다는 것을.
그래도 나는 오늘도 그 자리에 남아
사라진 목소리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혹시 모르지.
산이 언젠가,
그 목소리를 나 대신 세상에 돌려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