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관리사무소는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오래되거나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곳은 인정이 많기도 하지만 나름 고충도 많다고 합니다. 관리비 고지서를 들고 와서는 100원부터 1,000원까지 따지고 들지를 않나 돈이 어디 어디 쓰였나 꼬치꼬치 캐묻기를 하지 않나 그렇다고 조목조목 설명해 드려도 잘 알아들으시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도 인생 경험 모르는 젊은이들이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보다야 나아 보이지만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지금은 오래되었지만 분양 당시 젊은 사람들이 대다수였어요. 특징이 뭐겠어요? 귀찮은 일은 나서서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지요. 1,000원 더 걷는다고 나서서 왜 걷는지 아무도 말을 안 한다는 겁니다. 그냥 1,000원 내고 말지. 몇 년이 지난 후 이런 소문이 파다했어요. 입주자 대표가 관리소장이랑 짜고 얼마를 노나 묵었네, 영어마을 들어오면서 얼마를 챙겼고 대표 애들은 모두 꽁짜로 다녔네 등등 아주 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어요. 그냥 그렇게 말만 하고 누군가 나서서 사실 여하를 따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실상 부녀회도 없어서 입주자 대표를 견제할 만한 기구도 없었지요. 뭐 저는 관심도 없었고 관리소에 전화할 일이란 놓친 소독을 언제 하는지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새삼 내 집에 문제가 생기니 얘기가 달라지더란 말입니다. 화장실 소음 때문에 관리소에 여러 번 전화를 했으나 귀담아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니 제가 동 대표라도 하고 있었으면 그렇게 했겠습니까? 2주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겁니다. 참다 참다못한 저는 결국 관리소장님을 찾아갑니다. 이러이러한 불편한 점이 있는데 직원들이 아무도 오지 않는다 독대를 청해 호소를 했습니다.
"저희 직원들이 그렇게 했습니까? 죄송합니다."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다음 날 직원들 서너 명이 왔습니다. 저희 집 화장실도 보고 아래층 화장실도 보고 갔습니다. 하지만 도움이 되었을까요?
관리소 직원들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자기네 집도 아니고 소음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니깐요. 그 고충을 제가 아무리 설명한 들 내 집처럼 봐주시지는 않았습니다. 그 공사 사장님을 관리소 직원을 통해 알게 됐잖아요. 그래서 사정 얘기를 많이 했지만 다 소용없더라고요. 그래서 대표를 하는가 봅니다. 제가 뭐라도 하고 있었으면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도 아파트 일에는 끼고 싶지 않습니다. 아줌마들 상대하는 것이 보통 일이겠어요? 또 할머니들은 오죽하고요.
관리소는 이편도 저편도 들 수 없는 상황이니 저희 집 일도 미지근한 물처럼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아랫집도, 공사 사장님도 모두 말이지요. 관리소의 이런 태도들은 즐비하겠지만요. 성격 급한 저는 그런 꼴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지요. 그렇다고 전들 별다른 뾰족한 수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요즘 대세가 전자소송이기는 하나 절대 부화뇌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억울하고 분하니깐 뭐라도 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