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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의 유행을 선도했던 아름다운 여인

미인도(美人圖, 18세기말)-신윤복

by 낮은 속삭임
미인도(美人圖,18세기 말)-신윤복, 간송 미술관 소장

18세기 조선 화가 혜원(蕙園)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18세기말)>. 조선 미인도 중 최고의 걸작이라 칭해지는 이 작품 속 여인은, 당시 조선 미인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동그스름한 하얀 얼굴에 곱게 뜬 눈, 차분히 얹힌 가체와 곱게 빗어 올린 머리, 목덜미 위로 솜털 같은 귀밑머리마저 곱고 섬세하다. 퇴색된 감도 있지만, 아마도 여인의 저고리는 아주 은은한 노란빛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고리 깃과 고름, 곁마기의 짙은 감색과 더불어, 곁마기 아래로 포인트를 주는 듯 그려진 붉은색 속고름은 그림에 생동감을 더해주며 청회색 치마 위에 늘어진 하얀 치마끈조차 멋스럽다. 그녀가 손에 살짝 쥐고 있는 노리개는 큰 구슬이 세 개 꿰어진 삼천주 노리개란다. 원래 진주나 귀한 보석으로 만든 삼천주 노리개는 왕족이 패용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시대가 흐르면서 널리 퍼진 모양이다. 소매가 좁고 짧은 가슴의 저고리에 비해 청회색 치마는 속옷을 여러 겹 입어 부풀린 듯 풍성하다. 이는 당시 한복의 유행을 보여주는 것으로 위는 좁고 아래는 풍성하게 입는, 이른바 '하후상박(下厚上薄)'양식이란다. 치마 아래로 고운 버선을 신은 발이 살짝 보이는 것이 오히려 우아한 느낌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이미 전해지는 정보가 너무나 많아서 읽기에 벅차기도 하다. 워낙 유명한 그림인지라 덧붙일 말도 그리 필요하지는 않은 작품이랄까.

혜원(蕙園) 신윤복은 도화서 화원가문 출신으로, 그 역시 자연스레 화원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으나, 그가 구사한 화려한 색채와 화면 구성은 당시 사회와는 맞지 않았으며, 이러한 자유로움을 누릴 수 없어서 그는 도화서를 그만두었다고 전해진다. 일설에 의하면 그가 남녀 간의 춘의도를 그린다 하여 도화서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혜원에 관한 정보는 이미 앞에서 몇 차례 언급하였기에 생략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서울의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정보와 이미지는 네이버 검색을 참고하고 내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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