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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나무 Jan 19. 2024

치앙마이에서 브런치가 물갈이하다.

잠시 휴식(치앙마이 한 달 살기 6)

치앙마이로 한 달 살기를 하러 와서 우리는 관광도 하고 골프도 배우며 즐겁게 이곳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다행히 특별한 탈없이 물도, 음식도 적응하며 하루하루 설레는 맘으로  시간을 보내 전혀 낯설지 않 타국에서 현지인들과 어리며 생활하고 있다. 어쩌면 이곳에서 내가 만나는 현지인들이란 물건을 사고, 관광을 할 때 만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오신 관광객, 이민자들이다.


가끔 숙소에서, 때론 관광도중 만난 연배가 비슷한 한국사람들끼리 소식을 주고받으며 한잔술에  다양한 보를 나누기도 한다. 한국의 경제차를 이야기하며 이곳의 풍요로운 삶에 만족하 고국의 고물가에 아쉬운 마음을 하기도 다. 어제는 숙소에서 만난 우리보다 먼저 한 달 살기를 하셨던 분들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하시면서 서운함을 드러내셨다. 그리고 가지고 온 고추장, 된장, 쌈장, 누룽지등을 주고 가셨다. 가끔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  요리해먹으라고 하시면서. 


우리는 이곳에 올 때 별도의 음식재료는 가지고 오지 않았다. 숙소 앞에는 찰밥과 무삥(돼지고기 꼬치구이)을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인심 좋은 부부가 아침에만 따 식을 팔면, 눈길이 마주치면 늘 "싸와카(안녕하세요)" 하면서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 이곳 사람들은 표정이 참 맑고 깨끗하다. 아침 밥값 1인분에 40밧으로, 3000원 정도로 둘이 식사를 해결한다. 때 바로 옆 타닌 시장에서 과일이나 쌀국수로 간단한  한 끼를 4000원 정도에 해결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음식값이 이렇게 저렴한 건 아니다. 맛집으로 이름난 식당에 가서 아주 배부르게 격식을 갖추어 먹으면 1인당 1만 원에서 1만 5천 원의 비용부담이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한국에 비해 저렴해 상대적으로 그 체감하는 바가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곳은 한국에서 골프여행이나 은퇴한 사람들이 한 달, 또는 일년살이를 많이 하고 있다. 카페, 골프장, 관광지를 가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다. 어쩌면 지금 한국에서는 치앙마이 신드롬일어고 있는지도 모른다. 히 골프 애호가들에게는. 엇보다 날씨가 춥지 않고 골프를 하는데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 보니 일명 골프천국이라고 부르기도 하니까. 우리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보다 지금 더 많은 한국인들이 추위를 피해 이곳으로 찾아들었다. 그중 대부분은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골프가 초보이고 그다지 진심이 아니다 보니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때  가끔씩 가격이 저렴한 골프장에 가서  놀이 삼아 공을 치거나 9홀을 걸어서 돌고 온다. 시골마을에  자리 잡은 이 골프장은  골프를 잘 치는 사람들은 오지 않은 곳라 한. 우리 같은 초보나 한국에서 골프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주로 연습을 하거나 레슨을 받기도 다. 하루종일 공을 치고 라운딩을 해도 만오원이면 충분하다. 한국에서 필드를 나가보지 않아 정확한 가격의 비교는 하지 못하겠지만 저렴한건 틀림없다. 우리는 운이 좋은 것인지 이곳에서도 훌륭하신 프로골퍼님을 만나 지도를 받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


가는 곳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특히 처음에 도움을 받았던 데이비드 김은 우리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계신다. 골프장 부킹이라든가, 장거리 관광지 이동 시 차량을 제공해 주시기도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라고 하는 글귀를  되새긴 탓인지 행운이 따라오는 느낌이다. 낯선 곳에서 한국을 그리워할 사이 없이 즐거움을 만끽하리라고는 떠나올 때 감히 예측하지 못했었다. 많이 헤매고 적응하지 못면 언제든 바로 돌아가리라 마음먹었기에 오늘의 이 편안함과 즐거움이 나로서도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력이 빠른 사람인지는 나조차도 믿기 어려웠다.


 건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단지 복병은 브런치에 있었다. 정작 낯선 치앙마이에 와서 나는 물갈이 하지 않고 잘 적응하고 있는데 브런치 앱이 물갈이를 해서 복통을 일으키고 있다. 간간히 이곳의 소식을 전하고 있던 브런치가 "인증이 되지 않는다", "정보 불러오기에 실패했습니다"는 등의 에러 문자가 계속 뜨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내 손을 묶어 놓았다. 전혀 글쓰기나 댓글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올 때 한 달 동안 휴대폰을 정지하고 온 탓인지 브런치 앱이 나를 향해 거부의 몸짓을 하고 있다. 글을 쓰지 않아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글벗 중에 치앙마이에 올 기회가 있어 궁금한 것을 물어오신 작가님께 알고 있는 작은 부분이라도 도움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까웠다. 록 소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체념하고 있다가 카카오톡 고객센터에 문의글을 올리고 나니 한참 후에 답글이 메일로 왔다. 백 프로 정확한 오류처치법인지는 모르지만 카카오 앱을 삭제했다 다시 설치하라고. 카카오앱은 너무 많은 자료들이 들어 있기에 일단 브런치 앱을 삭제했다가 다시 다운로드하여 설치다. 브런치 앱 또한 나의 삶의 행로가 들어있기에 자료가 다 삭제되어 복구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조심스러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브런치도 물갈이가 끝난 탓인지 아무렇지도 않게 정상구동이 되었다. 컴퓨터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나로서는 그저 감사할 수밖에.


 덕분에 지금 이렇게 끄적인다. 특히 브런치 글이 안 올라와 언니들과 딸들이  한 달 살기 하러 온 우리들의 근황이 궁금했을 터이다. 물론 나의 글벗 중에도 궁금했 분이 계셨다면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여행하는 삶, 그리고 그 삶을 기록할 수 있는 늘의 내 삶에 감사한다. 물갈이를 끝낸 브런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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