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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것 아닌 의학용어 Apr 07. 2022

의학용어 무작정 외우지 마세요(1)

의학용어가 쉬울 수 밖에 없는 이유

의학용어 하면 생전 보도 못한 긴 단어들을 생각하고, 미리 질려버리는데요, 사실 의학용어는 정말 쉬워요.  의학용어의 세 가지 특징을 먼저 이해하면 발걸음이 가벼워질 거예요.

첫째, 의학용어는 정해진 패턴이 있어요. 단어가 길기 때문에 쉽고, 슬랭이 없어서 쉽고, 정해진 규칙들이 있어서 쉬습니다. 단어가 길어서 쉽다고요? 예, 맞습니다. 그냥 작은 단어를 이어 붙여서 긴 단어를 만들기 때문에 그 작은 단어들을 알면 의미가 저절로 통하니 공부하기 쉽지요.

둘째, 의학과 의학용어를 구별해야 합니다. 의학은 어려워도 의학용어는 쉽습니다.  우리는 의사들처럼 의학을 알 필요는 없어요. 단지 그 언어만 이해하면 돼요. 우리가 자동차를 고치지는 못하지만, 자동차 부품의 이름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실제 자동차 수리를 할 수는 없지만, 쓰는 용어를 아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의학용어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에요. 단어를 배우는 거예요. 언어를 배우는 것과 단어를 배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의학용어를 단어로 이해하면 공부가 쉬워집니다.



1. 의학용어는 정해진 패턴이 있다


의학용어 무조건 외우지 마세요(1)

의학용어 따위 이미 알고 있다.

릭 앤 모티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모티가 짝사랑하는 제시카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Morty: I have a pretty bad case of “haven’t taken you to dinner-itis”. Might be fatal. Hahaha!

모티: “저녁식사 초대를 하지 않는 증후군”이 심하게 걸렸나 봐, 죽을지도 몰라, 하하하.

“haven’t taken you to dinner”에 -itis 를 붙여서 새로운 병명 dinner-itis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itis는 염증에 붙이는 접미사인데요, 의학 용어가 이렇게 쉽습니다. 그냥 상황에다가, ~itis, ~asis, ~sys, 앞서서 배운 고통을 뜻하는 pathos에서 유래한 ~pathy 등을 붙이면 되니까요. 아래는 모두 itis가 붙어서 염증을 뜻하는 단어들이에요.


관절염 Arthro( joint) + itis = Arthritis - Inflammation of the joints

비염 Rhino(nose) + itis = Rhinitis  - inflammation of the nose

위염 Gastro ( stomach) + itis = Gastritis - inflammation of the stomach

피부염 Derma (skin) + itis = Dermatitis - inflammation of the skin

구강염 Stoma (mouth) + itis = Stomatitis - inflammation of the mouth




뭐, 간단합니다. 포켓몬 이름을 지을 때 불 속성의 몬스터 이름을 지을 때 fire 대신 pyri(그리스어로 불을 뜻함)를 사용하 듯, 적당히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바꾸면 의학 용어가 됩니다. 우리 아들도 포켓몬 덕분에 꽤 많은 의학 용어를 알고 있습니다. 영어 단어를 많이 알고 계신 분들도, 실제 ‘이미’ 의학 용어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영어 역시 라틴어에 기원한 단어가 많기 때문이죠.





anti·pyre·tics

일단 anti·pyre·tics가 어떤 뜻인지 맞추어 보시겠어요? 단어는 문장 속에서 이해되고, 문장은 글 속에서 이해됩니다. 2020년 7월 contemporary pediatrics라는 저널에 실린 “Could fever improve COVID-19 outcomes?”라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To date, there is no published research that shows treating fevers with antipyretics improves outcomes.


anti~ 어떤 뜻인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반대하다, 적대하다 이런 뜻이죠.   pyre도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아시겠고, 남은 것은 tics입니다. ~tics는 약에 붙는 접미사예요. 그럼, 어떤 약일까요?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https://youtu.be/bKRukLFz5MA


이미 알고 있다, 의학 용어!

제가 앞으로 무던히 이야기할 문장이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 의학 용어!’ antipyretics는 이미 짐작하셨듯 해열제입니다. 쉽죠?  


 자, 다른 단어를 볼까요? hyper·thermia는 무엇일까요? hyper는 제품 이름이나 게임 제목에 참 많이 쓰이죠?. ‘쟤는 오늘도 하이퍼 하네!’ 이런 말도 하고요. 무언가 초월하고, 대단하고, 넘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therm은 무엇일까요? 체온계 thermometer는 이미 아실 거예요. meter는 측정하는 것이니, therm을 측정하는 기구입니다.  그리고, ~ia는 어떠한 상태, 증이란 말입니다. 한번 추리를 해보시죠~

요즘 이상 기온으로 이런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예!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실제 글 속에서 한번 보시겠습니다. KGW8에 실린 2021년 7월 뉴스의 일부입니다.


Prior to June's heat wave, the county had recorded just two deaths due to hyperthermia.


hyper·thermia

어때요? hyper와 thermia가 붙은 이 단어, 문맥 속에서 보니 확실하게 짐작이 가지요? 이미 알고 계셨던 단어입니다. 의학용어들은 이렇게 단어의 조합이고, 그 단어들은 대부분 여러분들이 짐작할 수 있어요. 그냥, 우리가 아는 단어들을 약간 예스럽다거나 고리타분해 보이는 그리스어 또는 라틴어로 바꾸면, 짜잔~ Voila! 의학 용어가 되어 버립니다. 못 맞추었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그렇다면, 더욱더 필요한 시간이니까요.


2. 의학은 어렵지만의학용어는 어렵지 않다


의학 용어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그냥 그까짓 거 대충~, 그리스어나 라틴어 단어 몇 개를 붙이면 됩니다. 처음에 들으면, 익숙하지 않아서 엄청 

어려워 보이지만, 단어 자체는 별 게 없습니다. 물론 의학이라는 학문 자체는 매우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반면에 의학용어라는 것은 많은 여러 개의 단어일 뿐입니다. 의학은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용어는 의학이 아닙니다. 



자신을 의사라고 속이고 실제 병원에서 의사 행세를 했다던, 사기꾼에 관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의학 용어를 독학해서 진짜 의사들과 의료 봉사까지 갔다고 합니다. 이 사기꾼은, 의학은 모르지만 의학 용어는 꿰고 있었나 봅니다. 의학용어가 얼마나 쉬운지 아시겠죠?



우리는 모든 의학지식을 용어와 함께 배울 수는 없어요. 그러나, 의학용어의 기본을 알면, 모르면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면 돼요. 의학을 공부하고 있다면,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을 공부하면서 의학지식과 함께 의학용어의 폭이 넓어질 거예요. 일반인이라면 내가 관심 있는 부분만 공부하면 됩니다. 실제 만성 당뇨병 환자 중엔 당뇨에 관한 전문서적을 내신 분도 있어요. 의학용어는 의학을 공부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생각하세요. 얼핏 보면 의학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은데, 실제는 하나도 모르는 그런 상태 말이죠. 인터넷에서는 축구 전문가인데, 조기축구 나가면 벤치만 지켜야 하는 그런 정도? 의학용어가 딱 그래요. 의학용어는 실제 의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용어에 대한 수업임을 기억하세요. 영어로 치면 알파벳 배우고, 어순, 영어의 기초 문법 등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3. 의학용어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의학용어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쉽습니다. 의학 용어를 배우는 것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라고 이야기들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체계를 갖고 법칙에 따라 말과 글을 구성하는 거예요. 그런데, 의학 용어는 그러한 과정이 없어요. 그냥 단어들의 합이에요. 언어를 배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의학 영어는 그냥 새로운 단어들을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처음 보는 물체(object)를 뭐라고 부르는지 배우는 과정일 뿐이죠. 아이폰, 가쓰오부시, 알단테, 에스프레소… 이런 말들을 전에는 몰랐었잖아요? 이런 외래어를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죠? 어떤 물건을 보고, 뭐라고 부르는지 알게 되었죠. 적어도 TV 광고라도 보고 말입니다. 용어는 실체의 이름일 뿐입니다. 새로운 체계를 갖춘 언어가 아닙니다. 배운다라는 말이 너무 거창합니다. 그냥 사용할 뿐입니다. 아이폰처럼, 에스프레소처럼 말이죠.


의학용어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의학용어는 새로운 어휘를 배우는 것이다 
 ⭕




그 배우기 어렵다는 보그 vogue 병신체인데요, 사실 의학 용어는 이보다 쉽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이런 의학 용어가 보그 병신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의학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뺀다면 솔직히 그렇게 보이네요.


자, 오늘 배운 다음 단어들을 복습하면서 의학용어의 첫걸음을 떼어 보도록 하죠. 

antipyretic

adjective

checking or preventing fever.

noun.

an antipyretic agent.


hyperthermia

noun.

1. the condition of having a body temperature greatly above nor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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