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마세요,
나만 알고 싶은 프롤로그.

조용히, 그러나 무너지지 않게

by ChromeNABI

그리스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


어떤 도시 이름을 걸고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경쟁을 했어.


포세이돈은 창을 들고 강한 힘으로

바위를 내리쳐 짜디짠 바닷물을 솟구치게 했고,

아테나는 말없이 땅에 손을 올려 올리브나무를 자라게 했어.


"작고 소박하지만, 올리브는 기름도 나오고,

나무는 건축에도 쓰이고,

열매는 먹을 수도 있잖아?"


인간들은, 포세이돈의 강한 힘과

거꾸로 솓아 올라오는 바닷물이 신기했지만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없는 바닷물보다


실용성과 지속성의 상징인 ‘올리브나무’를 선택했고
그 도시는 아테나의 이름을 따 ‘아테네’가 되었지.


누가 더 강한가를 보여주는 싸움에서
아테나는 굳이 힘을 드러내지 않았어.
묵묵히, 그러나 정확하게.


그게 진짜 전략이자, 진짜 우아함이었다고 생각해.

나는 그런 삶을 동경했어.


소리치지 않고, 흠 없이 완벽하지도 않지만
살아내는 데엔 전부를 건 어떤 태도.

사람들은 그런 걸 보고 이렇게 말하더라.


“너는 진짜 멋있다.”


근데 사실,
나 매일 울컥했어.


매일 나 자신을 붙잡느라 혼자서 벼랑 끝에 서 있었고,

울기 직전에만 멈췄을 뿐이지,
나는 늘 흔들리고 있었어.


“왜 그렇게까지 해?”
“그 정도면 충분한 거 아냐?”
“너무 애쓰는 거 아니야?”


살아내는 게, 설명해야 할 일이 되어버린 어느 날
나는 말 대신 ‘견딤’을 택했어.

설명하지 않고 책임졌고,
흘러가는 척 하며 정면으로 부딪혔어.


그게 바로,
스프레짜투라(Sprezzatura) —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고도의 집중력’,
‘우아하게 무심한 척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태도’.


이 글은 그런 태도로 살아낸 사람들을 위한 기록이야.


삶이 너무 시끄러울 때
나의 침묵이, 나의 반복이, 나의 하루하루가
무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어.


열심히 살아온 당신에게,
“이제는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라고
작게나마 말해주고 싶었어.


닥치고, 스프레짜투라.


말하지 않아도 살아내는 사람들,
그 모두를 위한 응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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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