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또 오고> 아드리앵 파를랑주
안녕하세요 :)
지난주엔 덥더니, 이번 주는 또 흐린 날이 이어지네요.
변덕스러운 봄의 나날입니다.
그래서!
'봄'하면 떠오르는 책을 들고 왔습니다
아드리앵 파를랑주 작가의 <봄은 또 오고>입니다.
이 책은 기억이라는 것이 생겨난 두 살 무렵의 봄부터 여든 살의 봄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평범한 기억들을 차곡히 쌓아 둔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글과 그림은 간결하게 표현했지만,
파라텍스트(글, 그림 이외의 의미를 지닌 요소)를 활용해 진한 감동을 전합니다.
그러니, 이 그림책을 보실 때는 곳곳에 뚫린 구멍을 눈여겨보세요!
위의 사진처럼 작가는 타공 기법(구멍 뚫기)을 통해 페이지를 넘겨도 남겨지는 이미지들을 배치해 놓았는데요,
이렇게 구멍 속에 남겨진 이미지는 주인공이 마음에 간직한 기억입니다.
잠시, 저와 함께 주인공이 처음으로 간직한 기억을 들여다볼까요? (짧게 읽어 드릴게요)
첫걸음마를 뗐던 바닷가.
파도 거품 속에 놓였던
가지런한 '나'의 두 발이
'딸'의 두 발이 되는 것처럼
주인공이 간직한 기억이
삶의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포개어지는지
또는 어느 지점에서 기억이 잊히는지
잘 살펴보신다면
이 그림책이 전하는 큰 여운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올봄의 한 장면을 간직할 수 있다면, 어떤 장면을 간직하고 싶나요?
그 순간을 함께한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을 함께 했는지, 그때의 감정은 어땠는지
기록해 보시길 바랍니다.
올봄, 제게 인상적인 장면은
오후 4-5시 무렵, 아이들이 저 없이 놀이터에 놀러 나가고
텅 빈 집에 홀로 앉아 있는 순간이에요.
저는 이 장면을 이렇게 기록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이제는 나 없이 놀이터에 가.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어.
조금은 자유롭기도, 조금은 허전하기도."
아이들의 시간에 꼼짝없이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던 언젠가의 봄을 지나,
'나'로서 조금씩 성취를 이룬 봄이 되었어요.
마냥 자유롭고 즐거울 것 같았은데, 조금은 허전하네요.
그래도 아직은 엄마, 아빠와 데이트도 나서주고
잠들기 전에 엄마를 꼬옥 안아주러 와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함께 쌓아 온 추억만은 우리 안에 남아 있겠지요.
그렇게 지나버린 날들의 소중한 기억은
우리 안에 남아 계속 이어져 나갈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오늘을 씩씩하게 살아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즐거운 그림책 이야기 들고 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