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건강이란?
어렸을 때, 나는 건강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고지혈증은 기본이고, 당뇨병은 가족력이니까 당연한 거고, 먹고 싶은 건 먹어야지.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먹어서 푸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사실 다이어트도 돈이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여겼다. “풀이랑 닭가슴살이 얼마나 비싼데!”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 모든 사고방식은 우리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가정이 이렇게 사는 줄로만 알았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나는 주로 할머니와 함께 지냈다. 할머니는 당뇨병을 앓으셨고, 뇌혈관 수술도 받으셨다. 두통이 심해 매일 진통제를 드셨고, 그것이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건강에 대해 별다른 의식 없이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그게 문제인지도 몰랐다. 우리 가족에게 '건강'이라는 개념은 아예 없었다.
하지만 이 반복된 일상에 대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 건 내가 19살 때였다. 할머니는 그해 갑자기 쓰러지셨고, 결국 6년간 병원 생활을 하신 후 돌아가셨다. 그때 많은 어른들이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요양병원비는 한 달에 300만 원이 넘었고, 부모님은 그 비용을 감당하시기 위해 노력하셨지만 나도 일부를 감당해야 했다. 우리 가족에게도 버거운 금액이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건강을 지키는 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내 가족을 위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아프면 누군가 나를 돌보기 위해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고,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면 가족 중 누군가가 나에게 모든 시간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 모습은 내가 원하는 인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보험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건강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두려워졌다.
내 건강은 사실 가족을 위해 지키고 싶은 것이다. 나중에 내 딸이 아이를 낳았을 때, 옆에서 함께 뛰어놀아 줄 수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자녀 옆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배우자와 오래도록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도 건강은 필수적이다.
나는 한때 하늘을 지붕 삼아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곤 했다. 내 건강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족이 생기고 나니 내 건강에 대한 책임이 생겼다. 당신도 혹시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금연을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길 바란다. 정말 힘든 건지, 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닌지, 내가 놓친 건 무엇인지, 왜 건강에 대한 염려가 없는지를.
여전히, 건강을 지키는 것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갑자기 좋아하던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고, 군것질을 자제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운동을 하려고 시간을 내는 건 더더욱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왜"다. 당신의 "왜"가 분명하다면 이런 문제들은 더 이상 문제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건강한 삶의 노후를 그려보고 상상해보라. 내 마음속의 WHY가 명확해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천도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나는 이렇게 정의한다. 건강이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큰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