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의 차이, 소비의 차이

나의 초봉은 4800만 원. 강대리는 3000만 원

by 양지드림

나의 초봉은 4,800만 원이었다. 반면 강대리는 고졸로 입사했기에 3,000만 원부터 시작했다고 했다. 대졸과 고졸의 연봉 격차는 분명히 존재했다. 처음 몇 년간은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나는 대리 직급으로 연봉 5,200만 원을 받고 있다. 자격증도 따고, 영어 점수도 올렸고, 인턴도 했다. 그만큼 노력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대리는 월세 수입만으로 매달 300만 원이 들어온다고 했다. 누군가의 초봉만큼을 ‘가만히 앉아서’ 벌고 있는 셈이었다.

“전 월급 들어오면 고정적으로 나가는 항목이 있어요.”

그는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

“보험료, 주담대 원금 상환, ETF 자동매수, 금 투자, 배당주 매수. 이걸 자동이체로 설정해두면, 돈을 쓰는 게 아까워져요. 그거 해두면 그냥 남는 돈은 생각보다 얼마 없거든요.”

그에게 소비는 단순히 ‘지출’이 아니었다. 그건 또 다른 투자였다. 자산이라는 기둥 위에 또 다른 현금흐름을 얹는 과정.

“이게 단순 소비인지, 아니면 나한테 실질적인 효익이 있는지 항상 생각해요. ‘돈이 나간다’는 건, 내 노동력 일부가 사라지는 거거든요.”

그 말에 나는 조용히 내 지출 내역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데이트, 어학원 수강료, 시즌마다 바뀌는 옷장, 가방, 그리고 연 2회는 꼭 가는 해외여행.

‘자기 만족형 소비’. MZ세대답다고들 한다. 경험이 중요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라이프스타일’이 정체성의 일부다. 나 역시 여행 사진을 올리며 ‘리프레시 중✈️ #사이판 #여유 #워라밸’ 같은 해시태그를 붙이곤 했다. 그게 나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강대리는 달랐다. 그는 SNS를 거의 하지 않았다. 여행도 1년에 한 번, 그것도 2박 3일 국내 여행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여행 좋아해요. 근데 매년 다섯 번씩 가는 건… 그냥 지금 당장 기분 풀자는 거잖아요. 난 40대에 좀 더 길게, 더 여유 있게 다니고 싶어서요.”

소비의 방향이 달랐다. 나는 ‘지금의 만족’을 위해 소비했고, 그는 ‘미래의 안정’을 위해 소비했다.

강대리의 월급은 매달 일정 비율이 자동으로 자산에 흘러들어가고, 그 자산은 다시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 그 현금은 다시 재투자되어, 또 다른 자산을 만들어낸다. 일종의 ‘자산 순환 고리’였다.

반면 나의 돈은, 월급날 입금되자마자 사라졌다. 통장에 찍히는 순간부터 각종 구독료와 카드값, 친구들과의 약속, 여행 예약금 등으로 빠져나갔다. ‘돈이 돌지 않는다’는 걸 처음 실감한 순간이었다.

강대리는 이렇게 말했다.

“소비를 줄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소비가 삶을 잠깐 달래주는 건지, 진짜 바꿔주는 건지는 생각해봐야죠.”

나는 처음으로 ‘나의 소비’가 나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돌아봤다. 지금의 나는, 그저 일시적 위로 속에서 버티는 직장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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