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선생님 중에 아이들에게 절대 화를 내지 않는 남자분이 계시다. 수년을 봐왔지만 늘 한결같다.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 학생의 자존심을 위해 조용히 다른 곳으로 데려가 차근차근 타이르신다. 아이가 잘 따라주지 않아도 기다려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신다. 그걸 알고 있는 그 반 몇몇의 여학생들은 선생님의 머리 꼭대기에 오르려 부단히 노력한다. 그래서 반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산만한 편이다.
이분의 또 하나의 특징은 교사끼리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분이 자폐성향이 있으신가?' 내심 생각할 정도로 다른 곳을 보며 이야기하신다. 심지어 복도에서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며 다른 곳을 보신다. 아마도 처음에 오해하는 분들이 꽤 있을듯싶다. 시간이 흐르며 이분은 자폐성 향도 아니고 그냥 좀 내성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인이 아니면 가까이 대화하기 힘든, 낯가림이 꽤 심한 편인 그 정도.

그러면서 생각한다. 예전에 어떤 이는 눈으로 말을 할 수 있냐며 그건 표현이 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곳에 있던 이들이 다수 수긍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나는 조용히 마음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눈빛은 비언어적 표현으로 분명 나의 의사를 나타낼 수 있는 도구이다. 따라서 싫을 때의 눈과 좋을 때의 눈의 빛의 정도와 색이 다르다고 느낀다. (물론 과학 바보인 나는 이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꽤 오래 산 경험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의 감정과 느낌이 들어있는 그 눈빛을 받아낸다는 것은 제법 용기가 있어야 한다. 말로 다하지 못한 것까지 눈빛으로 쏟아내는 것을 나의 눈으로 받아내려면 큰마음과 더 큰 눈 용량을 준비해야 하는 거니까.

이런 생각을 하니 그 선생님의 눈 피함이 불편하지 않다.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나는 종종 눈빛이 강하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강한 눈빛을 가진 나는 보통 때는 순한 눈빛으로 순화해서 다른 이를 불편하게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