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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망카 Jun 20. 2022

뉴욕에 드디어

오랜만에 이런 여행이라는 호사를 누렸다.


우리 학교가 있는 State College라는 도시는 시골이라 할 것도 없고 차도 없으니 어디 가 볼 수도 없어서 처음에는 얼마나 답답하던지. 하지만 필라델피아와 뉴욕을 가보고 난 지금의 생각은 많이 바뀌었는데 내가 지내는 이 도시가 이렇게 안전하고 안전할 수가 없다. 우버에서 만난 드라이버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의 많은 부모들이 아무리 좋은 학교라도 대도시에 있는 학교보다는 이런 시골에 있는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싶어 한다고 한다. 그리고 하는 말이, 클럽에 가더라도 다 classmate들 뿐이잖아. 진짜 맞는 말인 게 산업 시설이 별로 없어서 외부인이 거의 없고 학교를 떠나 조금 나가면 농장들 뿐이라 총을 소지하고 있는 가구가 거의 없다고 하며, 클럽에는 안 가봤지만 가더라도 다 우리 학교 학생들일 거니까 진짜 안전할 것 같다.(ㅋㅋ,,)




우리 학교 근처에는 H&M이나 자라도 없으니 그런 매장들만 봐도 반가워서 천천히 둘러보면서 몇 개월 만에 옷 쇼핑을 좀 했다. 여기 애들은 워낙 상의를 짧게 입어서 그런지 이런 옷들 밖에 없어 나도 몇 장 사봤다. 얘네는 펍에 갈 땐 비키니 비스무리한(?) 상의를 입는데 그런 걸 볼 때마다 익숙해 질만도 하지만 아직도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통통하거나 마르거나에 상관없이 자신 있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모습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학하는 동안, 미국에 있는 동안은 뱃살을 좀 더 빼서 저런 짧은 걸 자주 입어보려 한다. 또 언제 입어봐.



작년에 미국에 온 이후로 아토피가 심해지면서 외부 음식을 모두 끊고 열심히 요리를 해 먹기 시작했는데 그게 몇 개월이 되어 가니 내가 만든 음식과 맛에 질려버렸다. 내가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 식재료도 다양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내가 만든 음식은 ,, 그다지 맛이 없어요. (ㅠㅠ)


저 손바닥 만한 랍스터 샌드위치는 25불이나 하였는데 지금 환율이 굉장한 걸 생각하면,,, 3만 원이 넘는 참 비싼 음식이었다. 하지만 몇 달간 음식 조절하느라 공부하느라 고생한 나에게 보상해준다고 생각하며 흡입.




너무 화려해서 세상에 이런 별천지가 있나 싶었지만 길거리 곳곳에서 무장을 하고 있는 경찰들과 행색이 남루한 홈리스들을 보면 일촉즉발의 폭탄 같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전체에서 진동하는 불쾌한 냄새가 뉴욕의 현실을 코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냄새가 너무 심해서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여행이었다. 미국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뉴욕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도. 불안함으로 시작한 유학이었는데 다행히도 마음이 점점 편해진다.


일주일 놀고 왔더니 영어도 잘 안 들리고 말은 더 안 나오고, 머리도 잘 안 돌아가는 것 같다. 쌓여 있는 과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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