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캐리어 하나를 알차게 챙겨가는구나?
7박 9일이면 그리 대단한 일정도 아니다.
둘일 적에 다녀온 유럽여행들도 주로 여름휴가와 주말을 포함 7박 또는 8박 일정으로 다녀왔었다.
그래서 유럽여행짐 한두 번 챙겨본 것도 아닌데 뭐~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캐리어도 느지막이 꺼내둔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의 유럽은 처음인지라, 제법 두께가 있는 옷들을 챙겨야 할 듯해서 28인치, 24인치를 써야겠다 하던 중.
이미 여행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치가 생긴 우리 딸은, 본인 캐리어는 본인이 챙기겠다며 21인치 캐리어는 자기에게 꺼내달라는 요구 사항을 전달해 왔다. 캐리어를 3개나 가지고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
너의 옷은 엄마가 챙길 테니 네가 가서 필요한 물건들은 네가 직접 챙겨보렴.
그렇게 21인치 캐리어 안에 지우개와 연필, 색연필과 색칠놀이들. 작은 피규어들과 장난감이 가득가득.. 들어가기 시작했다.
왜 필요한지 물으면 모두 그녀 나름의 사유들로 고심하고 고심해 고른 것들이라, 선별하여 제외하는 행위에도 꽤나 많은 대화와 협의,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했달까.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협상안? 협박 안? 은 캐리어를 꽉 채워 가면 m&m's스토어나 다른 기념품샵에서 물건을 사 올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ㅋㅋ)
나의 작은 여행메이트는 꼼꼼하고 다소 과하게 본인의 필요 물품들을 잘 챙긴 반면에,
가을의 독일날씨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엄마덕에 제법 쌀쌀한 거리를 버텨야 했고, 그 덕에 여행 초반에 기침을 얻어 가져간 상비약이 부족한 탓에 독일 DM의 기침캔디와 (맛없는) 기침차를 마시는 고생을 해 주었다.
어른인 우리 기준보다는 아이 옷은 좀 더 과하게 챙겨야 한다는 것과 일기예보를 기온과 풍량까지 잘 봐야겠다는 것, 아이의 컨디션에 대해서도 과신하지 말고 비상약은 넉넉히 챙기자는 교훈을 얻었달까..
꼬마여행자와의 여행은 엄마가 조금 더 신경 써서 챙겨가야 한다는 결론. 이번 체코-오스트리아 여행에서는 실수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