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로는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방역하고 1회용 물품만 사용하니 안전하게 헌혈할 수 있습니다.” “ 혈액부족은 코로나보다 더 우리 생명을 위협할 수가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유행하는 내내 단골 멘트였다. 하지만 무색하게도 헌혈 참여는 급감했다.
코로나 19 발생 1,000일이 지나고 있다. 2천5백만 명이 감염되었다고 한다. 헌혈도 3년 가까이 수 십만 명이 줄었다. 어떻게 지나왔는지? “피가 마른다.” 코로나 19 당시 경남혈액원에 근무했던 아찔한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 단체헌혈 취소, 또 취소
여기저기 전화벨 소리가 난다. 예정된 헌혈을 취소하겠단다. 그나마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헌혈로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취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중대본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공공기관에 헌혈독려공문을 보내지만 속수무책이다. 이러니 기업은 더 말할 것이 없다. 00 조선 중공업 관계자 말이다. “ 문 닫으면 책임질 겁니까? 코로나 발생으로 공장을 가동 못하면 수 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인데, 책임질 겁니까? ” “거 ~ 참, 그래도 위급한 환자를 생각해서라도”라고 하지만 더 이상 요구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 아파트 헌혈
궁여지책으로 가두에 헌혈버스를 대기로 했다. 그런데 “사람이 다니지 않아요!” 하루 종일 한 두 명만이 헌혈에 참여했다. 막막했다. 기업이나 단체를 못 가니 사람이 있는 곳이 어딜까?.
“아파트 부근으로 가자! ” 이렇게 혈액원 개설이래 처음으로 아파트 헌혈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단체헌혈이 어렵다면 개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헌혈의 집으로 헌혈 참여를 독려해야 했다. 혈액이 부족하다고 보도가 되지만 좀처럼 헌혈자는 늘어나지 않았다.
# SNS 힘을 빌리자
헌혈 이벤트 안내는 한 번이라도 헌혈하고 등록한 헌혈자에게만 보내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혈액원 공식 페이스북으로도 한계가 있고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찾아보자고 했다.
간절했는지 보였다.
“창원 사람 오이소” 가입자 9만여 명, 헌혈이벤트를 공지해보니 단숨에 1만여 명 조회라는 결과가 나왔다. “와!”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제시 보건소에서는 SNS를 적극 활용했다. 일 년에 한두 번 헌혈을 했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헌혈을 하고 있다.
2020년 전국적으로 헌혈자가 20만 명 이상 줄었는데 경남혈액원의 경우 헌혈자가 거의 줄지 않았다. 오히려 헌혈의 집에서는 만 명이 늘었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홍보의 힘은 컸다고 생각한다. 연말에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방문했는데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
# 재난안전문자
코로나 19 헌혈 위기를 이겨내는데 뺄 수 없는 방법이 있다.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헌혈 재난안전문자가 나가자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혈액은 보관기간이 있기에 일시적으로 헌혈자가 많아도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가뭄에 단비처럼 위기 때마다 톡톡히 역할을 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전 국민들을 대상자로 했기에 신규 헌혈자와 중장년층의 헌혈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 지정헌혈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헌혈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했을 것이다. 지정헌혈이 코로나 이전보다 7배나 늘었다고 한다. 혈액이 없어 지인들에게 지정헌혈을 요청하느라 여기저기 부탁을 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은 수술이 지연되고 피를 구하기 위해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비용도 지불했을 수 있다.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서는 안 된다. 다시금 매혈과 같은 비슷한 상황이 고개를 들어서는 안 된다.
# 생명나눔교육
코로나19가 아니라도 저출산 고령화는 헌혈인구의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혈률은 6% 미만, 270만 정도다. 두 번 이상 한 사람을 제외하면 순수 참여자는 100만 명 내외다.
학생이나 군인일 때는 20~30%가 헌혈에 참여한다. 이 참여율이 이어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지금과 같은 일회적인 헌혈자 이벤트와 홍보, 봉사시간, 표창 등 헌혈자에 대한 예우와 보상으로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헌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 방안의 하나로 유치원, 초. 중 교과과정에 생명 나눔 교육을 편입시켜 어렸을 적부터 생명과 나눔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정말로 생명 나눔 교육과정 편입은 물질적 혜택과 보상보다 자발적인 헌혈 참여 문화 확산을 위해 절실하다.
"호소보다는 교육 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