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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지붕 삼아 살아가는 털북숭이들

더 이상 길 위에서 헤매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길!

Aloha

하와이에서 생활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하늘이란 지붕 아래에서 살아가는 길냥이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에서는 길 위에서 태어난 고양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많은 고양이들이 가정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다가 어느 날 한 순간에 길 위에서 살게 된 품종묘들이었습니다. 책이나 티브이에서나 보던 고양이의 다양한 모종들이 하늘을 지붕 삼아, 나무를 캣타워 삼아, 덤불을 숨숨집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사실 길 위의 고양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시기는 마지막 학기 때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것들이, 그리고 모든 시간들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멈춰버렸지만 유일하게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이른 아침과 일몰 때 조용히 산책하는 것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걷다 보니 그동안신경 쓰지 못했던 것들, 혹은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가 제 마음속에 들어온 순간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캣 맘이라고 하지만 하와이에서는 Cat Lady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캣 레이디(Cat Lady)들은 항상 지정된 시간에 길 위의 털북숭이들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곳(이라고 적지만 정말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곳)으로 길냥이들을 데리고 가서 밥과 물을 주고는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행여 캣 레이디들이 조금이라도 늦는 날에는 털북숭이들이 목을 길게 빼며 캣 레이디들이 오는 방향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있던 곳에서는 길 위의 털북숭이들을 보살피는 캣 레이디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을 하는 단체에 가입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자격증도 따야 본격적으로 밥과 물을 주며 길냥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종종 경찰들이 캣 레이디들에게 자격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생각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엄격하게 길냥이들과 캣 레이디들을 관리 및 감독을 하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더 이상 길 위에서 헤매는 털북숭이들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와이의 털북숭이 친구들이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길, 그리고 더 이상 길 위에서 정처 없이 헤매는 길냥이들이 생기지 않길 바라봅니다.


Ma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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