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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다 Sep 20. 2024

비 오는 날

창 밖을 바라보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내 정신이 온통 숫자에만 쏠려 있었구나.'


읽으면 읽을수록 그다음이 궁금하고

기대대 설레던 책들,

옹기종기 조그마한 소품들이 자리해

 제자리로 돌아갈 생각을 못하게 하는

 동네 카페,

울창한 나무가 번갈아 서 있는

길거리의 풀 냄새,

폴폴폴 곱슬 털을 어루만지면

기꺼이 보드라운 배를 내밀어주는

강아지의 따뜻한 눈동자,

푹신한 소파에 기댄 채

어떤 생각도 들지 않고

스르르 눈을 감고 잠이 들던 시간들.


이 모든 걸 잊은 것인지, 잃은 것인지

내 주변엔 숫자들만 가득하고

그들 하나하나 세어 보고

나눠보고 빼다가 곱해보다

다시 세어보기를

몇 날이고 그렇게 보낸다.


살아가는 중에

이런저런 숫자를 만나는 거야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지만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잊은 것과 잃어버린 것이

생각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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