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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Aug 19. 2023

회피형 남편의 변하겠다는 약속

약속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불안형-회피형이라는 전형적인 이끌림. 그리고 <영웅>이라는 가정 내 역할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던 우리 두 사람.


우리 둘은 서로가 편했다. 잘 알지 못했지만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하는 패턴이나 삶에 대한 자세가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그렇게 나는 회피형 남자를 만난 불안형 여자가 저지르는 단단한 착각을 하게 된다.


우린 운명이야 


또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배우자가 여기에 있었구나!



무식해서 용감했던 결혼식 당일





하지만 남편과 만남을 가지며

나는 이별을 결심한다.


그는 지독하게도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으며

남에게 무언가를 해줘야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지만 남이 나에게 의지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나는 너에게 무언가를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는데

왜 너는 나에게 무언가를 해달라고 요구하냐.'


이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내가 나약하고, 불평불만이 많고, 바라는 게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내게 이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와 헤어지기로 했다.


그는 그와 맞는 사람을

나는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변할게.


이별을 결심한 내게 그는 달려왔다. 그리고 변하겠다는 굳건한 약속을 했다. 그의 애절한 눈빛과 표정에 나는 넘어갔다.


하지만 내가 미처 알지 못한게 있었다.

그가 했던 행동과 약속은 회피형의 특징이었다.


그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회피형에게 불안형이 지쳐 떠나려고 하면 아래와 같은 행동을 한다. 


옵션 1. 불안형이 이별을 고하기 전에 내가 먼저 떠나버린다. 차이는 것보다 차는 것이 훨씬 덜 고통스럽기 때문.
옵션 2. 불안형이 떠나지 않도록 진심으로 붙잡는다. 


버림받고 싶지 않고,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사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변하겠다고 약속한 그 순간은 진심이지만 도대체 어떻게 변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변해야하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는 떠나려는 나를 붙잡을 줄은 알았지만, 그 관계를 유지하는데에는 끔찍하리만큼 능력이 없었다.




나는 그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믿었고, 단지 서툴 뿐이라고 생각했다. 데이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파스타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아기자기한 선물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평범한 연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가지고 있는 관계에 대한 미숙함은 배우고 노력한다고 해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 약속은 우리의 관계가 발전할수록 더 지켜지지 않았다. 관계가 발전할수록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이 요구되었고 1만큼 양보하면 될 줄 알았지만 10, 50, 100으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타협해야할 것은 늘어만 났다.


게다가 우리의 관계가 연예애서 결혼 준비라는... 보다 더 많은 의사소통과 합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그는 더 심한 고집불통이 되리라는 것 또한 예상하지 못했다.


이를 알지 못했던 나는 뱐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굳게 믿었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애착이론에 대한 저(혼란형)와 남편(회피형)의 이야기는 클래스101 강의로 올라와있어요. 클래스101에는 저의 감정이 많이 빠졌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줄였어요. 대신, 데이터로만 설명가능했던 남편에게 효과적이었던 이론과 도식 설명이 아주 자세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봐주세요. (14일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https://101creator.page.link/BZ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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