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사랑이 한눈에 반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처럼 서서히 빠져드는 것인 줄 몰랐다”라는 춘희의 대사에서처럼, 멜빈[Melvin, 잭 니콜슨(Jack Nicholson)]과 캐롤[Carol, 헬렌 헌트(Helen Hunt)]은 편한 일상의 생활에서 낯선 타인의 세상을 너머 우리의 이해를 통해 편견을 극복해내며 외칠 수 있는 삶의 승리를 보여준다.
평소에 생각하지도 않은 갑작스러운 일로 인한 상황에 처해졌을 때, 사람들은 그 동안 지켜왔던 자신만의 범주를 너머 다른 차원의 새로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형성하게 된다. 멜빈은 괴팍한 성격을 가진 소설가로 비누는 한 번만 사용하고, 집에 돌아온 후에 문 자물쇠를 몇 번을 확인해야 하고, 인도를 걸을 때는 보도 블록 사이의 틈을 밟을 수 없고, 항상 단골 식당에 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야 하고, 자신이 가져온 플라스틱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할 정도로 강박관념을 가지고 세상에 마음을 닫고 사는 인물이다.
캐롤은 멜빈이 가는 단골식당에서 웨이트레스로 일한다. 매일매일 바쁘고, 고된 일상속에서도 몸이 약한 아들을 지긋한 정성으로 최선을 다해 키워내면서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단골손님이지만 까다로운 멜빈이 달갑지 않지만 그의 태도를 수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어느 날, 멜빈은 출근하지 못한 캐롤의 어려운 상황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를 가지며 자신만의 공간을 타인인 캐롤에게 비로소 열게 된다. 항상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공간과 타인의 공간을 구분하며 지켜온 삶의 규칙은 이제 더 이상 멜빈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아니다. 멜빈의 변화는 이웃에 사는 화가 사이먼과의 의도하지 않은 교류에서도 감지된다. 자신의 강아지 버델을 보살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이먼 대신, 점차 버델을 정성껏 돌보게 되면서 멜빌은 자신에게서도 인간적인 애정이 표출되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멜빈과 캐롤, 사이먼의 여행은 그들의 부조화같은 조화로운 단합된 모습에서 새로운 일상을 맞이할 거라는 것을 기대하게 한다. 사람들과의 우정과 사랑을 일구어가며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멜빈을 통해 유쾌한 나날들 속에서 아집과 편견의 모습이 그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본다. 고집불통의 소설가 멜빈은 넉넉한 마음으로 여유로운 삶의 기쁨이 주는 현실 속에서 고단한 현실에서 희망을 만들어내는 그의 값진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다.
멜빈은 캐롤에게 열린 사랑의 감정으로 낯설었지만 새로운 세상 속 여정 안으로 발맞추어 다가가고 있다. “당신은 내가 더욱 좋은 남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 한다”고 캐롤에게 고백하는 멜빈은 바닷가에서 소라를 주운 소년처럼 순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배려와 공감을 너머 진실한 마음을 세상에 열줄 알고 캐롤과 함께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자신만의 담을 쌓고 살던 멜빈은 이제 캐롤과 함께 강박적 습관들을 조금씩 거두어내기 시작한다. 멜빈과 캐롤의 새벽시간 산책동안 달콤하고 구수한 빵이 전하는 향긋한 향은 외로운 현대인들의 일상에 따스한 빛처럼 다가온다. 멜빈과 캐롤이 빚어낸 진실한 사랑과 소통이 이루어내는 기적의 가치에 취해도 좋다는 신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