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난임센터에 가다니
나 하나도 벅찬 나 새끼.
술 마신 지가 언젠지
살얼음 언 맥주, 딱 한잔만 하고 싶다.
아이를 준비한다고
몸에 안 좋은 건 피하고 있는데
정신건강에는 그닥.
10년 연애 끝에
서른아홉에 결혼하고,
1년을 버텼으나
나이 많은 두 남녀는
쉽게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내 인생에 애는 없다 외쳤으나
나이가 드니 왜인지 모를 공허함에
난임센터를 찾았으나
나는 난자거지, 남편은 정자왕.
미안하다, 남편.
지난달에도 숙제를 하고 기다려보았으나
엄빠 되기 실패.
다시 난임센터를 찾았지만
서류를 챙겨가지 않아 시험관 시도 실패.
화도 안 난다. 간절한 건지 아닌 건지 나도 모른다.
요즘 희한하게 유튜브 알고리즘이 어쩌다
기독교가 걸려있어 우연히 듣게 되는데
목사님이 수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단다.
나의 의지가 아닌 하늘의 뜻에 기대라는데?
그럼 자유의지는 왜 준 건데요.
몰라. 모른다. 모르겠다.
이럴 거면 11년 전에 그냥 낳을걸.
인생 이래서 모른다니깐.
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