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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Aug 02. 2023

결혼식 2달 전에 웨딩베뉴 선정하는 이상한 여자

충동형의 끝판왕

나는야 선택하는 게 괴로운 연애 10년 차.

약간의 서치 후 집에서 가까운 베뉴를 찾아갔다.

내가 원하던 야외 결혼식 베뉴였고, 다소 비싸지만 집에서 가깝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깨끗하고 깔끔했다.


비어있는 날짜를 확인하고 그중에 가장 입에 잘 붙을 만한 날짜를 찾았다. 9월 23일. 사실 저 숫자의 조합이 좋았다. 추석연휴가 이어지는 것도 좋았고.


하루에 딱 두 팀만 받는 곳이라 예식 시간은 정오 혹은 오후 6시. 12시 예식을 하려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테니 괴로움이 예상되고, 해가 지면서 약간 어둑해질 때 알전구가 반짝반짝하는 것이 예쁠 것 같아서 오후 6시로 결정했다.


사진에 있는 꽃들과 의자배치는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거야 내 스타일로 싹 꾸미면 되는 거고, 저게 내 정원이면 참 좋겠고 이래저래 따뜻하고 아기자기해서 좋다.


B.MyGarden



그냥 베뉴, 날짜, 시간 모두 내가 원하는 대로.

하객 생각을 1도 안 했다. 어차피 내 파티인걸.


계약하고 보니 식이 2달 남았다.

내 몸뚱이는 두 달 안에 정상화(?)될지 모르겠고

소식을 전할 때마다 반응은 아래와 같다.


1.?

2. 아~~ 내년 9월?

3. 약혼식이라고?

4. 너 임신했냐?

5. 갑자기??

6. 참.. 너답다...


베뉴를 선정한 후엔 디렉팅 팀을 정해야 했는데 이 또한 업체가 많아서 그냥 이름만 보고 결정했다.

Kate Wedding. 왜냐하면 내 영어이름이 Kate니까. 하하하. 난 정말 도라이일지도 모른다.


여러 군데 알아보고 싶지가 않았다.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 것 같고.. 업체 선정 한 후에도 나에게는 선택할 것들이 많아서 충분히 괴로울 테니.


어쩌면 나를 위한 기록이다.

대망의 9월 23일에는 누구도 이렇게 하지 않을 결혼 준비 끝에 결국 내가 해냈다!라는 글을 남기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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