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말이 있다.
딱딱했던 것이 말랑거리며 녹아내리는 말이다.
귀여워.
누군가의 입에서 나와도 좋지만, 내 입에서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내 마음의 농도가 좋다. 말이 뱉어질 때, 온도가 살짝 올라가고 미소가 지어지며 그 순간이 특별해진다.
활짝 핀 꽃보다 조그마한 꽃봉오리가 마음에 든다. 봄날의 햇살이 좋다. 1학년 아이들이 작은 손으로 연필을 잡고 진지하게 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녹아내린다.
집 앞의 공원 풀숲에 내려와 먹이를 쪼는 한 주먹도 안 되는 참새 떼들이 귀엽다. 어느 가게 앞에 설치된 미니어처들을 보면 ‘귀여워!’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나란히 줄 선 귀여운 디저트들. 작은 동물 인형. 새끼손가락에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아이들 반지. 봄 햇살을 받으러 나온 작은 화분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에 하루가 활기차진다.
생각해 보면, 하루 동안 내 눈으로 들어오는 것은 늘 비슷비슷하다.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봐야 하고, 뜻밖의 것을 봐야 할 때도 있다.
스치는 사람들은 어떤가? 이름도 모르고 사정도 모르는 사람들을 하루에도 참 많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다. 딱딱하게 굳은 그 표정을 보다 보면 생각한다.
내 얼굴은 어떨까?
실없이 웃고 다닐 수야 없지만, 딱딱한 것보다는 말랑한 표정이고 싶다. 그래서 하루에 딱 하나만이라도 귀여운 것을 눈에 담아둔다.
내 입에서 저절로 ‘귀여워!’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려 한다. 봄 햇살에 키가 점점 자라고 있는 노란 민들레나 나뭇가지에 달린 연둣빛의 손톱만 한 이파리 같은 것들이다.
풀숲을 걸어가는 고양이나 산책 나온 강아지, 마트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카페 바닥에 앉아 얌전히 주인의 휴식을 함께하는 몸집만 큰 강아지. 그런 것들이다.
처음 본 사람이 사진을 찍는데도 짖지 않는 아이를 보며 나는 ‘귀여워!’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마음이 모닥불에 구운 마시멜로우가 된다.
늘 보던 것만 보지 않고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늘 지나가던 자리에 눈치채지 못했던 귀여운 것이 있다. 바라봐주고 말 한마디만 하면 된다.
“귀여워~“
어느새 나는 웃고 있을 것이다. 마음은 따뜻해지고, 오늘 하루가 나에게 꽤 괜찮은 날이라는 확신이 자리 잡는다. 그건 그리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