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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에서본시인 Jun 28. 2023

[우다 도모코]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책제목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심플한 도서이다. 더도 덜할 것도 없이 이 책은 작가가 오픈한 헌책방에 대한 과정이 적혀있는데, 작가가 후기에서 언급했듯 일기처럼 써 내려간 에피소드들이 이런저런 생각과 사건에 뒤섞여서 펼쳐져있다. 나는 헌책방을 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하고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독자의 기쁜 상상을 망치려 들지 않으려는 듯 작가는 세심하게 현실적인 얘기는 약간 뒤로하고 귀여운 일상 이야기를 풀어내 보여준다. 


오키나와는 일본에서도 위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동떨어져있어서 사실상 많은 면에서 단순히 국가로서의 '일본'하면 생각나는 배경과 조금 다른 면이 많다. 때문에 작가는 외지인으로 헌책방을 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마주한 현지인들의 반응과, 작가가 외부에서 오키나와의 생활권에 들어가 그들과 섞여 들어간 시간을 기록하며 새로운 문화권에서의 상황을 흥미롭게 써 내려갔다. 작가를 통해 실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과감히  엿볼 수 있는 점이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이지 않던가! 때문에 그냥 헌책방이 아닌 오키나와에서 오픈한 헌책방으로 작가가 결정한 장소의 이유가 꽤나 흥미롭게 보인다. 


왜 서점을 열었지요? 그것도 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끊임없는 질문과 흥미로운 호기심으로 가득 찬 타인의 의문 앞에서 작가는 할 말이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답변을 찾지 못해 그때그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회신으로 내보내보지만 딱히 그 이유를 알 수도 없었다고 했다. 정말 좋아하기에 마음이 시키는 결정을 하고 있기에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사고는 소리를 내어 말로 전달되었을 때 얼마나 정확한 의도로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심지어 나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마음의 상황을 애써 답변으로 타인에게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는 얼마만큼이나 진솔하게 내 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그냥 좋아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알 수 없는 흐름 때문에 지금에 와서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얘기하는 작가가 나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으며, 책임감이 없지도 않고 오히려 단단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으로 다가와 나는 단순히 작가의 행보에 응원만 하고 싶을 뿐이었다. 헌책방을 오픈한다는 무모한 결정 앞에 주변사람들이 한 손 한 손 거들며 조금이나마 작가를 도와주려 애쓰던 모습은 나와 같은 격려의 응원 탓에 비롯된 것은 아닐는지. 꿈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거론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실천해서 하는 누군가를 보면 사람은 그렇게 옆에서 돕고 조금이라도 조력의 에너지가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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