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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하늘 Oct 22. 2021

일하는 여자, 임신하면 안 될까?

무책임하지 않은 행동이 아님에도 무책임을 논하는 현실.


사업을 한다는 사람이 생각 없이 셋째를 가졌다고?


 처음 임신을 알렸을 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임신은 무책임한 결과라는 말이었다. 물론 딱 한 명이 이런 말을 했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으로서 그런 생각과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이 사람이 차라리 솔직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대표님, 대단해요~! 일도 많은데 셋째라니!"


 뭐 사실, 계획하고 가진 아이가 아니라 둘째를 낳은 지 7년 만에 생긴 아이라 당황스럽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앞의 두 아이는 임신 기간이 그리 힘들지도 않았지만 이 아이는 어떨지 감이 오질 않았기 때문에 내심 걱정도 되었고, 나의 임신으로 지점 점주들이 위축될까 봐 걱정도 되었었다.

 22주 절반을 지난 지금. 출장 가는 기차 안에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나의 임신은 순조롭다. 작년에 디스크 파열로 허리가 굽고 다리를 절었지만 7개월 동안 버티며 일하며 사업을 키운 나로서는 무서울 것이 없었지만, 임신으로 다시 디스크가 재발할까 봐 최대한 쉬어가며 일을 하고 있다. 하루에 3~4시간 남짓 자면서 버티던 내 간이 올해 3월 반항을 했기에 최대한 5~6시간은 자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주 포항에서..


나의 사업은 여전히 바쁘고, 나는 두 아이 케어도 놓치지 않고 있다. 나의 공부도 연구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임신이 나의 어떤 일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런 중에  마음 켠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직장 생활하는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

 임신을 핑계로 조직 내에 갑질을 하는 임신부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위축되어 생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의 위치는 누구에게 지적당하고 간섭받을 위치가 아님에도 눈치를 봐야 하는 순간이 몇 번 있었다. 워낙 버럭 화를 잘 내는 성격이라 무난히 잘 넘겼지만 대부분의 직장 여성들은 나와 같지 않을 것을 알기에 나를 찾아오는 고객 가운데 직장 여성인데 임신을 한 경우에는 더욱 마음이 많이 가게 되는 것 같다.


사회는 출산을 하라한다.

조직은 임신을 싫어한다.


참... 딜레마다.


어쩌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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