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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Apr 08. 2024

비교하지 않는 삶.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요.

세상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어떻게 하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물론 부자가 되는 법이라든가, 가족과 잘 지내는 법,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법 같은 것도 궁금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다른 사람과의 쓸데없는 비교는 하지 않게 되어 좋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고통과 필요에 무관심해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과의 쓸데없는 비교로 인해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잘 나가는 삶에 관심이 없어졌다. 내가 지방 구석에 처박혀 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매일이 드라마틱한 내  삶에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인해 질투하는 마음까지 챙겨줄 만큼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더 어렸을 적에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컸었다. 나 빼고 모든 사람들은 조금은 평범하게 다들 비슷하게 잘들 살고 있는데 왜 나만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 억울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런 마음에 시간을 빼앗길 만큼의 시간도 없었던 힘든 시간들을 견디고 난 후 점차 비교로 인한 괴로움은 없어져 갔다. 그들도 저마다 사정이 있음을 알고 있고 그 무게가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부러워하는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그것은 부러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의 삶은 내 몫이 아닌 것이다. 


내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나의 열등감이다. 괴롭지만 내가 무엇에 약한지, 무엇을 신경 쓰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 공격성을 보이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열등감을 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나고 부끄러워하는지 알고 있다면 적어도 그런 비교로 인해 괴로워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수는 있는 것이다. 원인을 알고 나면 언젠가는 해결하는 방법도 찾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여전히 난 화가 많고 열등감 덩어리지만 자신에게 조금씩 관대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여전히 잘난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주눅 들지만 그냥 거기까지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건강한 진보를 이루는 과정에 있어서 당연히 수많은 퇴보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나를 너무나 괴롭게 만드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 시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비교 역시 그렇다. 나를 괴롭게 하는 다른 사람들의 잘남은 사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고 그들의 잘남이다. 인정하면 편하고 인정하지 못하면 괴롭다. 잘난 사람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나는 스스로를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음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렇다고 자신을 너무 하찮게 생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것에 있어서 완벽한 행복과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나의 불행과 나의 모자람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행동은 아니란 것이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무수한 특징과 상황, 환경, 능력은 비교가 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비교란 불가능한 일이다. 수많은 단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좋은 쪽으로 나아가려는 소망을 가지고 있는 개미처럼 느리지만 그래도 나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도록 할 뿐이다. 


단점이나 결핍된 부분을 지적받았을 때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면 열등감을 잘 극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런 말들을 들었을 때 그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거나 좌절하게 되면 한 번 생각을 깊이 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할 때 느낌은 죽을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잘 극복해 나간다. 죽을 만큼 부끄러운 일들도 언젠가 기억에서 잊혀지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 점차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 어쩌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게 느껴지게 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내가 통제할 수는 없다. 세상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거의 없다. 나 스스로도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다른 사람에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다만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중요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라도 나에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러면 더 이상의 갈등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원한 아이로 옆에 머무르고 있는 내 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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