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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

그런데 사람이 소홀한 대접을 받는 세상.

by zejebell

요즘 직장에서는 퇴사를 결정한 직장동료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직원을 뽑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직원을 뽑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두 사람의 몫을 저 혼자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제가 신입으로 취직하여 업무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경력직인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또 신입을 뽑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경력직은 필수입니다. 신입에 가까운 직원과 생초보 직원이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업무를 제대로 해내기란 어렵기 때문이라 직장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경력직 직원이 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원하고 있는 대부분의 분들이 신입입니다. 경력직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일하고자 하는 분들은 분명 많은데 경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자리를 찾아 머물러 있나 봅니다. 저 역시 신입보다는 경험 많은 분이 들어오셔서 부족한 제가 배울 수 있길 바랍니다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조직에 알맞은 사람을 고용하고 그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술과학의 발전으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아직까지 AI를 상대하기보다는 '사람'에게 문제해결을 맡기고 싶어 하고 그것을 더 편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를 제외하고 어떤 조직이든 직원을 뽑는 것은 조직에 있어서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괜찮은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경영자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따라줄 수 있는 직원일 것입니다. 이것이 잘 맞게 된다면 업무는 한결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직원 한 사람을 잘못 채용하게 된다면 그 조직은 큰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큰 조직에서는 한결 그 손해가 덜 드러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조직, 자영업자 분들이 운영하는 다소 소규모 사업체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일일 수 있습니다.


소규모의 조직일수록 알게 모르게 능력 있는 직원에게 의지하는 부분은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원을 채용하게 될 때 더욱 신중하게 뽑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조직에서 특히 경력직을 원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입직원을 뽑아 조직에 맞게 교육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은 사실 매우 신경 쓰이고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여력이 없는 곳에서는 당연히 경력직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즘 아무리 사람을 안 뽑는다 하더라도 누군가는 뽑혀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채용담당자, 혹은 경영자는 직원을 잘못 뽑아 후회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또는 사람으로 인해 조직이 크게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직원입장에서도 나쁜 직장상사나 경영자, 동료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나와 맞는 사람들과 마음 편히, 성실히 일할 수 있는 걸까요? 이런 바람을 가지는 것 자체가 너무나 비현실 적인 꿈만 같은 일처럼 느껴집니다.


끼리끼리 모인다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옛말은 마치 러시안룰렛과 같은 직장생활에 있어서도 맞는 말일까요? 사실 직장에 들어가기 전 주변 동료들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는 지원자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지만 사람을 뽑는 입장에 있는 임직원, 담당자의 경우에는 충분히 좋은 사람들을 선택해서 주변에 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원의 기준과 동료로서 괜찮은 직원의 기준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자신을 뽑는 사람들, 경영자나 임직원의 마인드, 또는 그 조직의 경영 철학이 어떤지 살펴봐야(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연봉이 좋다고 해도 마음 편히(어느 정도)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면 결국 오래 다니기 어렵습니다. 웬만한 곳은 오래 다니면서 손발을 맞추다 보면 대부분은 맞게 되어 있습니다. 경영자가 잘 대해 주는 것을 고마워할 줄 아는 직원들과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알아주는 경영자가 있는 조직이라면, 바로 그런 곳이 꿈의 직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세상일지라도 여전히 사람은 사람다운 대접을 받길 원하고 있고 그러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간일지라도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능력 있는 슈퍼컴퓨터나 AI, 로봇 등보다 훨씬 가치가 있고 존중받아야 함을 정작 사람들이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모두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신이 이러한 존중받을만한 인간으로 대접받고 싶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존중해 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마더 테리사


좋은 직장동료와 일하고 싶은 마음에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지만 본질은 똑같습니다.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자신 역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서 인식하고 직장에서 일하고 생활해 나가는 것. 그것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입니다. 저를 비롯한 고된 생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어떤 분야이든지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 속에서 일하실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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