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도 책 만들어도 돼?

D+3313 첫째

by 바다별

작년부터 첫째와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함께 어린이 소설책을 쓰는 것.


딸이 책을 만드는 것에 흥미를 가진 것은 작년 중순이다.

어린이집부터 초등 2학년까지,

어린이들이 작가인 책을 엮고 있을 때였다.



SE-edb474ba-b3be-46f9-b556-18dd6fb301ee.png?type=w1 어쩌다 보니 4권이나 완성됐다.

하얀 A4에 인쇄되어 있던 글에 그림이 더해지고

마침내 책으로 완성되는 것을 보며

딸은 책을 만드는 것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도 책 만들어도 돼?" 라는 말을 시작으로 아이와 나의 공동작업이 막을 올렸다.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어?"

내 질문에 딸은 두서없이 생각을 늘어놓았다.

"음.. 마법이야기야. 삼총사가 나와서 마법학교에서 바법을 배우는 이야기면 좋겠어."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주말 저녁에는 '해리포터'를 즐겨보는 2학년 어린이다운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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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로 작업한 결과물. 세부 씬구성표만 4만자나 된다.

아이가 키워드를 던지면 내가 이야기를 꿰어내고,

내가 엮어놓은 개요를 아이가 다시 수정하는 방식으로 얼개를 만들었다.

캐릭터를 짜고 세부적인 씬을 구성하고 분위기에 맞는 대사를 채웠다.

어느새 200여 페이지나 되는 원고가 완성됐다.


"리안아~ 이거 읽어보고, 수정하고 싶은 부분 의견줘."

초안이 완성되고 딸에게 피드백을 받기위해 원고의 30%를 먼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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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거 다음부분은 언제 다 돼? 어서 줘."

"아빠, 그런데 주인공 이름은 00로 바꾸는게 좋겠어."

원고를 읽은 딸에게서 디테일한 디렉션이 쏟아진다.


가끔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 부딪히기도 한다.

"아빠, 여기 나쁜 사람, 꼭 할아버지로 해야해?"

"그건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해서 할아버지가 낫지않을까?"

"아니 그냥 아저씨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유명 드라마 작가들이나 있다는 새끼작가.

딸은 벌써 나를 새끼작가로 부린다.



딸은 명절연휴때 읽겠다며 전체 원고를 챙겼다.

원고를 마치고 나면 캐릭터 이미지를 뽑아낼 차례인데,

글을 쓸때보다 두세배는 더 힘들지 않을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아이와 나의 첫 소설책이 예쁘게 잘 나오도록 애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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