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두 살이나 더 늙었잖아!

D+2435 둘째

by 바다별

뜨거운 물을 두고서 남매가 투닥거린다.


"누나, 나 뜨거워!! 나는 일곱살이라서 피부가 약하다고~"

"무슨소리야~ 누나도 아직 중학생도 안됐거든?!"

"그래도 누나는 나보다 두 살이나 더 늙었잖아!"

"야! 너도 이제 초등학생 될거잖아~~"


첫째가 좋아하는 따뜻한 물이 둘째는 너무 뜨거운가 보다.

두 살 차이를 두고 늙었다며 따박따박 지적하는 둘째와

중학생도 아닌데 늙었다는 소릴 들어서 억울한 첫째.

똑같은 어린이라 해도 둘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가 있다.

누나와 동생은 그렇다.


첫째는 졸졸 따라다니는 동생이 귀찮다.

기껏 데리고 놀아봐야 툭 하면 "누나가~" 라며 찡얼대기 일쑤다.

하루 종일 함께 놀아줬는데도 아빠가 나타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장난감 정리를 할 때는 밍기적거리기 일쑤라 혼자서 다 해야하고,

누나가 부르는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대답도 않는다.

그렇게 얄밉고 답답한 동생인데 계속 마음이 쓰인다.

저녁 공부 때 졸고 있으면 아빠 몰래 깨워주기도 해야하고,

좋아하는 인형을 잃어버리면 동생을 대신해서 장난씨에게 편지도 써야한다.


둘째는 매번 마음대로 하는 누나가 답답하다.

레고놀이가 제일 좋지만 매번 스티커만 만들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맘에 들지 않으면 누나는 도끼눈이 되기 때문이다.

아빠가 바쁜날은 누나가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하는데,

그런 때 누나는 호랑이 더 무섭다.

하지만 누나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

가끔 누나 없이 집에 있어야 할 때면 하루 종일 시간이 멈춘 듯 하다.

누나가 있으면 든든하기도 하다.

서점에서 엄마아빠와 따로 다니는 것도 누나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군을 그만두고 나는 누나와 일을 하고 있다.

세무사인 누나를 도우며 행정사로서 내 일을 찾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집 남매를 보다보면,

똑같이 두살 터울 남매인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둘째가 누나 덕분에 쇼핑몰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던 것 처럼

나 역시 누나가 있어서 좀 더 쉽게 내 길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겨우 두살.

기껏해야 1년 하고도 몇개월 차이를 두고서 태어난 남매는

태어난지 40년이 지나도 역할이 바뀌지 않는다.


두살 먼저 늙었다는 이유로,

뜨거운 물을 먼저 견디는 것을

피할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