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by 석담

뒤뚱뒤뚱 아기 걸음에

문득 스러질까 마음 졸인 게

몇 날이었나?


장딴지에 도드라진 힘줄은

여든네 해 당신을 떠 받친

자랑스러운 훈장인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갈까

불안감에 노심초사하다 지쳐

전화통을 붙잡고

각본 없는 대사를 내뱉는다.


"건강하세요"

"오래 사세요"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당신의

한마디에 나는 끝내 참았던

마지막 울음을 울었다.


"내 걱정은 하지 말거라"


뿌연 안경 너머 흐릿한 눈빛의

미소 띤 아버지가 보인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지만

내 머리엔 어느새 백발이 성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