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본격 시애틀 랜드마크 탐방과 밴쿠버로의 복귀
*위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Pike Market Place 는 관광지 답게 Ferris Wheel 을 가지고 있었다. 뭔가 재미보다는 낭만이 가득한 놀이기구. 여행하는 분위기도 낼 겸 타러갔다.
더운 날씨 때문에 도저히 시원한 것들을 놓칠 수 없었다. 심지어 처음 보는 알록달록한 것들을 파는데 지나칠 수가 있나.
Mangonada Snow Cone 을 먹어보았다. Mangonada는 기본적으로 망고와 라임주스, 칠리 등을 이용한 달고 시고 매운 음료다. 거기에 Tamanrind Candy Straw 라고 불리는 스낵을 곁들여 먹는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사서 나는 그냥 새콤달콤할 줄 알았는데 이게 왠걸.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맛이었다. 훠궈를 땅콩소스에 처음 찍어먹었을 때의 기분이랄까. 어쨌거나 여름에 먹기에는 최고였다.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더위를 싹 가시게 만들었다. 타마린드는 고추장 느낌이 나는데, 얼추 궁금하면 아래 영상 참고.
매운 맛으로 유명한 멕시코지만, 과자까지 맵게 먹을 줄이야.
관람차를 타줬다. 한 번 타는데 25불 정도 했던 것 같다. 세 바퀴 돌면 끝이 난다. 관람차 안은 에어컨이 나와서 덥지 않았다. 혼자 멍하니 떠 있는 요트가 멋있어 하나 찍어줬다.
내려와서 아마존 스피어로 이동 중이었다. 멋있게 입은 커플이 서있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축하도 건냈다. 나는 촬영 중인가 했는데 친구가 Prom 이 아닐까 추측했다. 미국 틴에이저들의 낭만인 프롬이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고하거나, 유튜브에 검색해보시길.
아마존 스피어. 아마존 직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복지시설이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휴식도 하고 미팅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실내 정원이자 식물원. 최근 알게된 아마존에 재직 중인 형을 따라왔다면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못했다. 미래적인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매 달 첫 째, 셋 째 주 토요일에만 일반인이 예약을 통해 입장 가능하다. 동네 자체가 정말 깔끔하고, 한적하고, 날씨도 좋아 들어가지 않아도 만족도가 높았다.
다음 목적지인 스페이스 니들을 가는 길에 Whole food market에 들렸다. 왜 모든게 밴쿠버보다 깔끔하고 좋은지. Flavored sparkling water 두 개와 모찌 아이스크림을 샀다. 저 모찌 아이스크림 하나에 2불인가 했던 것 같다. 한국 돈으로 약 3천원(...)
아마존 본사 아래에 있는 Amazon Go. 사실 이것의 존재를 몰랐는데, 지나가다 언뜻보니 무인 편의점이었다. 2020년 쯤이었나. 중국 관련 사업을 하시는 외삼촌과 밥을 먹은 적이 있다. 중국 심천이라는 곳에 가면, 거지들이 QR코드를 내밀고 있고, 편의점에는 알바생이 없다고 했다.
"에이 그런 곳이 있어요?"
1년이 조금 더 지나니 코엑스에 무인 편의점이 들어왔다. '그러면 그 많은 알바생들은 어디로 가야하나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온 글이 이 시리즈다. 나도 놀랐지만, 사실 Amazon Go는 2016년에 처음 직원들에게 오픈했다. 생각보다 이르다. 역시 사람들의 생각은 다 같아서 처음엔 일자리 논란을 일으켰다. 9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나.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 관점에서 봤을 때 무인마트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The company has been tightening its retail prospects in other ways as well' 실제로 아마존은 Retail 관련 사업을 조금씩 죄이고 있다. 아래 링크를 참고.
걸어걸어 스페이스니들에 도착했다. 시애틀의 상징. 뭔가 에펠탑 같은 개념이랄까? 그냥 탑인데 랜드마크다. 쓸모는 없다. 그래서 랜드마크다. 인간은 쓸데없이 비싼 것에 위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저 엘리베이터는 정말 빠른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올라가려면 돈을 내야한다.
건물 내부에는 온갖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진부하지 않은 것들도 많이 팔았는데, 그 중에서도 재밌었던 것들만 좀 찍어보았다. 무슨 뜬금없이 유리공예라 할 수 있는데, 스페이스니들 옆에는 유리공예 정원이 있다. 나는 시간이 없어 못들어갔는데, 평가가 정~말 좋으니 혹시 방문하시는 분들은 꼭 가보시길. (Chihuly Garden and Glass)
개인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단 디스플레이? (#1 SON)이 마음에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날씨도 좋겠다, 냅다 잔디밭에 누워버렸다. 저기 앞에 Stage 에서 컴페티션 같은 걸 하고 있었다. 다 큰 성인들이 무슨 나무 막대기 들고 요요같은 걸 했다. 친구가 보더니 '켄다마'라고 했다. 일본의 전통 장난감인데, 방금 유튜브 검색해보니 한국에서도 유행이 시작하나싶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나무위키 링크를 걸어놓는다.
확실히 민족과 인구가 많다 보니 마이너한 취미들도 살아남는다. 내수시장이 버틸 수 있으니까. 이건 고등학생 때부터 해왔던 사실이고, 실제로 본 이 동네의 모습도 그러하다. 그래서 나처럼 새로운 것에서 활력을 얻는 사람들은 삶이 더 다채로워진다.
슬슬 저녁 먹을 시간이었다. 공원 내 푸드코트에 들어가 미트파이를 먹었다. 들어만 봤지 먹어본 건 처음. 가장 베이직한 메뉴인 Redwine braised beef 가 들어간 것을 시켰다. 음... 레드와인에 졸인 고기는 항상 새콤달콤 터지는 맛을 기대하고, 항상 그 녹찐한 맛에 실망한다. 맛이 없는게 아니라 기대와 다른 맛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맛이 아니다.
이번에도 다문화의 나라답게 스테이지에서 아프리카 음악 공연을 하고 있었다. 듣도보도 못한 가지각색의 악기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신박했다.
집에 돌아갈 버스 시간이 다 되어 King Street Station 으로 돌아왔다. 인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기깔나는 Ride를 타고 있었다. 언뜻 전기모터 라이드 모임으로 보였다. 아이언맨처럼 빠른 전동휠 등. 어느 순간 다 같이 이동했다. 뭐 관련 동호회인 듯.
한국보다 버스가 엄청 높은데, 뭐 크게 다를 건 없다. 화물칸이 클 뿐. 그리고 뒤에 화장실이 있다. 땅이 크니 운전 시간이 길고 휴게소가 제대로 없으니 그렇겠지. 승객이 많이 없어서 뒤에 녹초 여행객 분들은 그냥 누워버리기도 했다. 웃긴 건... 안전벨트가 없다. Wow.
출발 전 세관신고서(?)를 작성했다. 피곤한 채로 2시간 쯤 자다보니 미국 국경에 도착했다. 미국 들어가는게 긴장되지 캐나다가 어렵나. 별 질문은 없었다.
"무슨 일 해?"
"응 나 마케팅 어시스턴트"
"어떤 곳에서 해?"
"Immigration agency."
"What kind of immgration agency?"
"Immigration consultant"
"ㅇㅋ 통과"
버스를 다시 탔고, 2시간 정도 더 걸려 출발역이었던 Pacific Central 역으로 돌아왔다.
내가 결국엔 미국 땅을 밟아봤다. 모든게 밴쿠버보다 좋다고 처음엔 생각했지만,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좋은 동네에 갔던 것이었다. 요즘은 총기사고가 심해졌다고한다. 며칠 전 만난 시애틀 주민은 치안 문제가 심각해져 이제 저녁에 Downtown에 가지 않는다고.
가깝지만 너무나도 다른 도시. 좋게 살려면 충분히 좋게살 수 있을 것 같은 도시. 나는 역사적인 곳을 좋아해 미국엔 큰 관심이 없었지만, 막상 가니 좋은 추억이 되었다. 주 마다 분위기가 그렇게 다르다고 하니 다른 주들도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귀국하기 전 여행을 다녀야하나 고민이다. 이곳까지 온게 아까우니까. 다들 그러니까. 그런데 난 우선 한국 가서 조금 쉬고싶다. 음... 그렇다.
1편이 감사하게도 다음 메인에 떴다. 한동안 마이너한 주제에 영어로 글을 썼더니 잘 없는 일이었는데. 하하. 구독자도 몇 명 늘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