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하는 이유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시작하겠습니다."
천장을 보고 온몸의 힘을 뺀 채 시체처럼 누운 자세, 사바아사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가 자세다.
힘을 빼고 쉬는 자세다 보니 요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자세예요"라며 농담처럼 입에 오르기도 한다. 근데 내가 요가에 빠져든 것은 진짜로 이 자세 때문이고, 요가를 하면서 받은 충격받은 것도 바로 이 자세에서였다.
6개월간의 TTC 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요즘은 동기 선생님들과 함께 각자의 수업 시퀀스를 연습하고 있다.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미술 공부의 끝에 전시를 하거나 음악 공부의 끝에 연주회를 하는 것처럼 수업 시연을 한다.
이 졸업과 시작의 의미를 모두 담은 50분짜리 요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나는 수업의 주제를 정하고, 요가 동작과 순서를 결정하고, 안내할 때 사용할 문장과 단어를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나누고 싶은 요가가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요가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이점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했다.
고민 끝에 내가 처음 요가에 반했던 그 순간들을 떠올렸고,
사바아사나로 누워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TTC과정을 함께해온 선생님들과 고민해온 수업 시퀀스를 한자리에서 나누며 깨달았다. 우리 모두 요가를 좋아하지만, 요가를 좋아하는 주된 이유와 나누고 싶은 것은 전부 다르다는 걸. TTC 기간 동안 우리는 모두 같은 선생님께 같은 것을 배웠지만, 오픈 클래스를 위해 준비한 수업은 저마다 달랐다.
어떤 분은 땀흘리며 근력에 도움이 되는 동작들을 많이 넣었다. 어떤 분은 깊은 수련에 단계별로 접근 할 수 있는 시퀀스를 고민하셨다. 어떤 분은 있는 호흡을 더 깊이 탐색하는 시간을 비중있게 준비하셨다. 모두 자신이 요가에서 얻었던 소중한 것들을 나누고 싶어했다.
퇴근 후 저녁 요가 수업에 갔을 때 "편안하게 누워서 쉬세요. 쉬다가 누운 자세로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수업을 시작 했던 날, 그 날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사바아사나에서 온몸 구석구석을 돌볼 수 있는 안내말들. 나도 모르게 들어가 있던 힘을 마주치고, 빼본 날이었다.
매트 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사바아사나 시간을 가지면서 처음으로 놀랐다. '내가 이렇게 쉬어본 적이 있었나? 몸 구석구석을 이렇게 열심히 감각해본 적이 있었나?' 그리고 감동했다. 그간 스스로에게 그토록 관심을 주지 않았던 점을 반성했고, 이렇게 구석구석 살필 수 있다는데 감동했다.
바로 그 점이 좋았다. 나의 감각을 더 자세하고 다채롭게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점점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래서 내가 요가를 나눌 때 다른 사람들도 평소 지나쳤던 몸의 감각을 느끼고, 몸 쓰는 법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했다. 요가를 통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이해하고 돌보고 있다는 위안을 받았으면 했다.
더 자세하게 느끼고, 자세하게 감각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같은 아사나라도 안내하는 사람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몸을 땅에 가라앉히면서 긴장된 마음, 무거운 마음도 천천히 내려놓습니다"라며 감각과 정신의 작용에 집중하고, 어떤 이는 "오래 앉아서 생활하며 뭉친 햄스트링과 골반을 열어줍니다. 걷거나 뛸 때 힘드신 분들께 좋은 자세예요"라며 근육과 해부학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모든 접근이 가치가 있지만, 기능적 측면에서만 요가를 안내하고 싶지는 않다. 사람들이 자신의 감각을 더 섬세하게 느끼고 자기 자신과 깊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
이 브랜치북 연재가 끝날 즈음엔 내 안의 요가에 대한 철학이 더 확실해지고, 그 확실해진 것을 더 잘 나누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찾기 위해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