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효능
팔랑- 하고 지나가는 소리에 옅고 맑은 향이 함께 스쳐지나갔다. 두 눈을 감고있었지만 누운 매트 위 천장
조명이 어두워진 것이 느껴졌다. 맑은 물 흐르는 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느릿한 음악 사이사이 새소리도 들려왔다.
“감은 두 눈에 들어간 힘도 빼보고”
‘엇 내 눈에 힘들어가 있네. 어떻게 아시지’
“겨드랑이 사이 쥐고있던 힘도 놓아줍니다”
‘와 나 겨드랑이에도 힘주고있었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내 몸의 구석구석을 살핀다.
나도 모르게 들어가있는 힘을 마주하고,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감각을 느낀다.
바로 누워있지만 바르지 않은 내 중심. 매트 위에 바로 누워있지만 감각은 서로 다른 오른쪽 왼쪽을 한쪽씩
찬찬히 살펴본다. 주민센터 다목적실의 싸구려 매트 위에 오롯이 놓인 내 몸. 특별한 도구 하나 없이도 내
손바닥과 손등, 날개뼈, 굴곡진 허리를 지나 엉덩이, 허벅지와 종아리, 조금은 다른 각도로 놓인 두 발이
자세하게 느껴졌다.
여태껏 이렇게 나를 샅샅히 살펴보고 몸을 편안하게 쉬게 놓아준 적이 없었다는 게 놀라웠다. 이런 게 요가라면, 나는 요가하는 할머니가 되어야겠다. 그러니까 평생토록 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몸이 편안해지는 것도 좋지만 내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내 스스로를 보살핀다는 느낌, 스스로를 조금씩 컨트롤 할 수 있겠다는 안정감이 좋았다. 이대로면 나를 잘 다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사실이 위안이 됐다.
그 날 이후 유난히 힘들었던 퇴근길에 나도 모르게 ‘아- 그래도 오늘 요가 가는날이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실컷 흔들고 땀흘리고 해방감을 주는 줌바댄스도
오래묵은 발목통증을 없애준 필라테스도
힘든 날은 가기 싫었는데.
그러고보니 지금 말고도 요가가 내 삶에 들어올 기회가 몇 번 있었다. 대학교때 룸메이트였던 내 동기는 밤이든낮이든 그 좁은 기숙사 방 침대에서, 때로는 침대 사이 공간에서 요가를 했었다. 매일 컴퓨터앞에서 작업하며 시간을 보낸 우리는 늘 목이나 어깨가 쑤셨는데, 걔는 요가를 하면 몸이 시원해지고 라인이 잡힌다고 했던 것 같다. 작은 방 안에 나란히 놓인 침대 위에서 걔는 나를 요가의 길로 인도하고싶어했다. 친구를 보며 몇 몇 동물 이름의 자세들을 따라했었는데, 그 때 나는 결국 요가 대신 누워서 쓸 수 있는 마사지기가 낫겠다며 배게모양 마사지기를 샀었다.
이전에도 몇몇 시기에 요가를 만났지만 몸이 시원하다거나 몸이 예뻐진다거나 하는 이유로 왔을때는 이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나는 요가에 반했다. 누군가에게 요가를 권한다면 스스로를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휩쓸리지 않고싶을 때 요가를 하면 중심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를 할거다. 요가를 좋아하는 건
몸보다는 마음때문이다. 회사다닐 때 하루를 휩쓸려 살아서 내가 없어진 것 같은 날이 많았다.
그 시기 옅어진 내 존재감을 회복하고, 내 주체적인 감각을 어렴풋이 다시 찾아준 게 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