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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Oct 13. 2024

1. 나라는 사람이 그런 줄 알았어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성격은 포장이라도 했지. 체력은 포장조차 할 수 없었어..

그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유전자의 조합이 그러려니 했었지.


나는 체력이 좋지 않아서 금방 지쳤어

  운동은 한다고 해도 실력이 느는 맛이 없었어.

  달리기를, 등산을 아무리 한들 숨이 덜 차는 느낌이 없었지.

  구기종목이 재밌다던데 공 그림자만 봐도 몸이 움직여지지도 않고

  헬스장을 가도 중량을 더 늘리지를 못했어.

  그래도 노력하는 만큼 실력이 늘어난다고 해서 10년 넘게 이틀에 한두 시간은 썼는데 말이야.

  간단한 동작을 연속으로 하지도 못해서 춤은 꿈도 못 꿔봤어

  춤은 간단한 동작을 외우지도 못했고, 팔과 다리는 동시에 움직일 수도 없었지.

  그리고 심장도 엄청 빨리 뛰는 편이었어. 평상시에도 늘 90 bpm 이상이었고, 운동만 했다 하면 170 bpm 수준이었지

 

 그저 운동신경이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계속했던 건 운동을 하면 좀 잘 잔다고 해서였어.

  그 와중에 운동을 좀 오래 하면 오히려 몸이 각성돼서 잠에 들지도 못하는 바람에

  밤에 하는 운동은 1시간을 넘기지도 못했지.

  어렸을 때는 그렇게 가위를 눌리더니, 

   30대 이후에는 하루에 8시간씩 자고도 저녁 되면 체력이 고갈되는 느낌이었어.

  개운하게 일어나는 경우도 드물었지.

  술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에는 줄곧 가위에 눌렸어.


불면증도 유전이라고 했던가?라고 궁금해했어.


어떤 날에는 일어나면서부터 졸렸는데,

  그런 날에는 커피를 들이부어도 잠이 깨는 느낌이 없었고

  여지없이 체했어. 어떤 메뉴를 먹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었어.

  내과에서 처방받는 소화제는 듣지도 않았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으면 바로 토하긴 했지만, 

   몇 날 며칠은 그 증상이 유지되었지. 길게는 한 달씩도 그랬어.

  한두 달에 한 번은 한의원을 가다 보니, 

  한의원에서는 위장이 더 튼튼한 편인데 왜 체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


남들보다 코르티솔 분비가 안 되는 편이라던데, 이런 영향도 있나?라고 자문했고.

신경계 균형이 잘 안 맞는다는데 검사해 볼까? 하기도 했었지.


줄곧 소변을 참을 수 없어서 어딜 가든 화장실부터 찾아야 했고,

  화장실이 열악한 곳에 갈 일이 생기면 몇 시간 전부터 커피든 물이든 아무것도 마시지 못했어.

  무슨 시험을 보든 마찬가지였지.

  덕분에 나랑 오랜 시간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 차를 같이 타야 하는 상황에 같이 불안해했어.


는 그저 장기가 시원치 않나 보다고 치부했어.

어떤 질병이라고 진단받은 건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하니까.


그런데 말이야. 나는 주변의 소음을 참을 수 없었어.

  누군가가 걷는 소리, 통화하는 소리에 간섭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지.

  정작 신경을 그 소리들을 구분하는 데는 재주가 없었어.

  가사를 읽어보지 않으면 음악을 들으면서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고,  

 

청세포가 부족하다더니 그 탓인가 했어.


그러면서도 놀라긴 어찌나 잘 놀라는지. 도대체 왜 그런지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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