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Day 11. 교토 요점정리

2024. 07. 27. 토요일

by 서안

날씨 : 어제와 똑같은 날씨. 부분적으로 구름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맑음.




오늘은 어제에 이어 친구와 본격적으로 교토를 돌아다니는 날이다. 친구는 내일이면 서울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토를 처음 방문한 친구를 위해 교토에 왔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필수 관광지들을 선정해 계획을 세웠다. 오늘은 친구가 온전히 교토에 있는 유일한 날이기 때문에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어 비교적 숙소에서 먼 관광지들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일어나자마자 간단히 채비를 하고 나와 바로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작년에 혼자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을 방문하였을 때 기억이 좋았었기 때문에 꼭 데려가고자 하였다. 숙소에서 버스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나 또한 이번 여행에서 교토 버스를 탄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아주 설렜다. 시원한 버스에서 창 밖 교토 풍경을 바라보니 일본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감성이 느껴졌다. 아라시야마에 도착해 잠시 “텐류지” 입구를 둘러보고 바로 대나무숲으로 향했다. 대나무숲에 입장하기 직전 작년에 당고를 사 먹었던 가게에 들러 오랜만에 당고를 사 먹고 들어갔다. 대나무숲은 작년과 변함없이 시원하고 상쾌했다. 작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람 수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작년에 방문하였을 때는 6월 말이었고 지금은 7월 말이라 지금이 훨씬 더울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 아이러니였다. 그래도 대나무숲의 정취를 느끼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친구도 만족하는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어느덧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이라 무더위가 그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음에도 대나무가 만들어진 그늘 덕에 숲 속에 있을 때만큼은 잠시나마 무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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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 대나무숲

대나무숲을 나와 근처의 교토 오르골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2층의 전시는 관람하지 않고 1층에 오르골 샵만 구경하였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지브리 ost가 흘러나오는 오르골들이 있어 신나게 청음 중이었는데, 친구가 생일선물이라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브리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 오르골을 선물해 주었다. 인생의 회전목마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에 감탄하고 있던 내게는 정말 제격인 선물이었다. 친구에게 연신 감사를 표하며 박물관을 나오던 나는, 두 번째로 좋아하는 지브리 ost인 “너를 태우고” 오르골이 머릿속에 맴돌아 다시 들어가 그 오르골도 구매하였다. 교토 오르골 박물관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인 지브리의 명곡 오르골을 구매하는 것. 이보다 더 일본 여행에 걸맞은 기념품은 없을 것이다.

IMG_5659.jpg 교토 오르골 박물관의 지브리 코너

박물관을 나와 점심으로 아라시야마 역 근처 식당에서 우동을 먹고, 도게츠 교 너머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더위를 피하며 “은각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아라시야마는 교토시의 북서쪽에 있고, 은각사는 북동쪽에 있어 버스로 1시간 정도를 가야 했다. 그래도 하루 중 가장 더운 12시에서 3시까지 시원한 카페와 버스에 있겠다는 전략은 나름 효과적이었다.


내리는 버스 정류장에서 은각사까지 도보 거리가 좀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은각사 앞 “철학의 길” 부근에서 미리 내려 철학의 길을 걸어가보기로 하였다. 작년에 은각사에 방문하였을 때 철학의 길은 방문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기대되었다. 철학의 길은 주택가 골목 속 아주 작은 개울을 따라 나 있는 오솔길인데, 개울과 주변 녹음, 그리고 아지자기한 오솔길의 조화가 매우 아름다웠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기 전이라 조금 덥긴 했지만, 마치 동화나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서정적인 분위기의 풍경은 더위와 피로를 잊게 해 주었다. 풍경에 감탄하며 수없이 핸드폰과 사진기의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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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길

아름다운 철학의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은각사의 진입로가 보였다. 작년에 각각 금각사와 은각사의 발음인 “킨카쿠지”와 “긴카쿠지”를 혼동하여 금각사에 가려다 은각사에 간 경험이 있었기에 긴카쿠지라고 적혀 있는 안내도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친구에게 작년 경험을 말해 주며 은각사 입장권을 구매해 들어갔다. 은각사 모래정원의 조경은 역시나 최고였다. 금각사처럼 화려한 장식요소 없이 소박한 재료와 자연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오랜만에 봐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모래정원의 조형물과 자연적으로 이뤄진 작은 수공간들, 그리고 그들을 잇는 작은 다리들과 오솔길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교토의 유명 관광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최고의 장소를 고르라 한다면, 두말없이 기요미즈데라의 무대와 은각사의 정원을 선택할 것이다. 친구도 연신 감탄하며 나의 감상평이 비단 주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앞으로 몇 번이던 교토에 올 때마다 반드시 방문할 장소가 바로 은각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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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각사 모래정원
IMG_5682.jpg 은각사 뒷동산에서 본 풍경

원래는 은각사 관람이 끝나고 바로 산조와 시조 거리 근처로 이동하여 저녁식사 식당을 고르려 했으나, 친구가 은각사와 산조거리 사이에 있는 “헤이안 신궁”도 방문해보고 싶다고 하여 헤이안 신궁에 들렀다. 헤이안 신궁은 19세기말 메이지 시대에 헤이안 천도 1,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신사이다. 헤이안 신궁을 간단히 둘러본 후 그 옆에 교토 시립 미술관이 있어 그 내부도 잠깐 들어가 보았다. 일본을 상징하는 주요 도시의 시립 미술관답게 규모가 크고 깔끔했으며 방문객도 꽤 많아 보였다. 시설 면에서나 방문객 수 면에서나 무언가 허전해 보이던 나고야 시립 미술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헤이안 신궁과 교토 시립 미술관을 간단히 둘러본 뒤, 식당 검색을 위해 산조 스타벅스에 들러 잠시 숨을 돌리고 저녁식사를 위해 시조 거리로 향했다. 심사숙고를 통해 정한 메뉴는 오코노미야끼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서울에서 먹던 오코노미야끼와는 그 생김새가 사뭇 달랐다. 빈대떡 같은 하나의 덩어리 위에 소스를 뿌려주는 형태가 아니라, 얇은 피 위에 여러 재료들이 탑처럼 쌓여 있는 모습이었다. 생김새는 신기했지만 상당히 맛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 기야쵸 거리 입구의 이자카야에 들러 간단히 술을 마시고, 이자카야 건물 1층에 있던 주류상점에서 병맥주를 2병 사서 카모강변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숙소로 돌아왔다.

KakaoTalk_20240825_200840857.jpg 사뭇 다른 형태의 오코노미야끼

내일이면 친구가 서울로 돌아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어제만 해도 친구가 교토에 도착해서 반갑고 즐거운 마음이었는데, 내일 저녁부턴 다시 혼자 교토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이 마냥 아쉽다. 2박 3일은 여행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인가 보다. 친구도 같은 생각인지 지금 기행문을 쓰는 순간에도 뒤에서 서울로 돌아가기 싫다며 아쉬움을 토로 중이다. 오늘 밤에도 맥주 한잔을 더 하며 남은 회포를 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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