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SSG·네이버·쿠팡 편>
영어 속담에 ‘첫날엔 손님이라하고, 둘째 날에는 혹이라 하고, 셋째 날에는 벌레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반가운 이도 오래 머물면 귀찮아진다는 뜻. 손님을 쫓아 내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욕했을 옛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문장이다. 놀랍게도 이들의 통찰은 물건에도 적용된다.
힙마마는 며칠째 자신의 장바구니에서 나가지 않는 2L짜리 생수 6통에 눈을 흘긴다.
“오늘이야말로 없애주마.”
가상의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은 썩지 않지만, 힙마마의 속은 답답해서 문드러진다.
도대체 장바구니에서 상품을 삭제하는 버튼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같은 상품(삼다수 2L x 6) 을 장바구니에 담아 보았습니다.
힙: 으음...
딸: 엄마 아직 못 찾았어요?
힙: 으음...
딸: 엄마, ‘지우기’, ‘버리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생각해 봐!!
힙: 휴지통? 취소 표시?
딸: 맞아, 그거랑 연관지어서 생각해 봐!!!
힙: 이제 좀 보이네! 끄트머리에 흐릿한 거, 이건가..?
딸: 맞아! 마켓컬리랑 네이버는 회색 빛의 X표시를 사용하고, SSG에서는 휴지통 아이콘을, 쿠팡에서는 삭제 버튼을 써.
힙: 에잉, 근데 이것들은 너무 작잖아!
딸: 조금 더 크게 표시해두면 좋을 텐데 말이야.
힙: 삭제 버튼은 그래도 눈에 띄네.
딸: 그러게. 쿠팡에는 ‘삭제’라는 버튼이 각 제품 아래에 표시돼 있구나.
힙: 근데, 솔직히 삭제라는 표현이 확 와닿지는 않아. 너랑 안 봤으면 모르고 지나쳤을 것 같네.
딸: 빼기, 꺼내기 이런 말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야.
힙: 어쨌든, 이제 드디어 장바구니를 비울 수 있게 됐어!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