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스크 Mar 23. 2022

탬파의 유쾌한 식당들

올랜도는 덤

이번 올랜도와 탬파 여행에서는 대체로 음식을 리조트에서 조리해 먹거나 간단히 햄버거로 때우고 다녀서 식당을 많이 다니지는 못했다. 그래도 여행을 다닐 때마다 기록을 남길 겸 맛집 정보를 정리하고 있으니 올랜도와 탬파에서의 식당도 간단히 소개한다.


1. 올랜도 : Bahama Breeze

올랜도에서는 식당을 한 곳 밖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간 나름 맛집으 카리브해 지역, 특히 자메이카 음식이 주력 메뉴인 듯하다. 우리는 왠지 밥이 먹고 싶기도 하고 둘 다 스페인 요리를 좋아해서 빠에야와 코코넛 쉬림프를 주문했다. 빠에야는 둘이 먹기 부족하지 않을 만큼 푸짐했고 애피타이저로 시킨 코코넛 쉬림프는 양은 적지만 워낙 실패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라 둘 다 맛있게 잘 먹었다. 한편 이곳은 미국 식당치고는 특이하게도 태블릿 주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야 태블릿 주문이 드물지 않지만 미국은 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인지 웨이터가 직접 주문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진과 설명이 상세해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우리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주문 시스템이었다. 비용 지불도 웨이터 없이 태블릿으로 직접 가능한데, 그럼에도 팁은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함정. 역시 팁 문화는 불편하다.


2. 탬파 : DeLukas Restaurant and Bar

탬파 숙소와 가까워서 별생각 없이 갔는데 '이런 곳에 이런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급졌던 곳. 필레 미뇽이 아주 부드러웠고 랍스터 테일도 고소하니 맛있었다. 한편 이곳의 웨이터가 아주 유쾌한 아저씨였는데 달콤한 칵테일이 있냐고 물어보자 달게 만들어 줄 테니 걱정 말라며 윙크를 하고 사라지더니, 복숭아 주스를 넣어 환상적으로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어 주셨다. 탬파에도 한국인이 많다던데 이곳 사람들이 동양인을 별로 못 본 건지 그냥 수다를 좋아하는 건지 몰라도 웨이터며 손님이며 찾아와서는 어디 사는지, 미국에는 왜 왔는지 물으며 대화를 시도해왔다. 우리가 조지아 주에 산다고 하자 다들 조지아보다 플로리다가 좋으니 플로리다로 이사오라는 농담을 고는 웃으며 자기 테이블로 돌아갔다. 실없이 던지는 말인 줄은 알지만 자기 동네로 오라는 말이 어쩐지 친근하게 들려 기분이 좋았다. 여하튼 식사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식당의 따듯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곳.


3. 탬파 리버워크 : Bavaro's Pizza

원래는 리버워크에서 뷰가 좋다는 식당 <Ulele>를 가려했으나 주말이라 예약이 꽉 차서 대신 찾아간 곳. 나폴리식 화덕 피자 집으로 눈앞에서 바로 피자를 만들어 화덕에 구워준다. 막 구워서 그런지 도우가 말도 못 하게 쫄깃하고 맛있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는 <누텔라 피자>로 도우 안에 끔찍하게 달콤한 누텔라가 가득하다. 이런 걸 누가 먹나 싶었는데 의외로 많이들 주문하고, 개중에는 케이크 대신 <누텔라 피자>에 초를 꽂아 생일을 축하하는 손님도 있었다. 미국 사람들과 우리의 달콤함에 대한 기준은 확연히 다른 듯하다. 여하튼 이곳 역시 <Ulele>만큼은 아니어도 사람이 많아 예약을 하고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주말에 탬파를 간다면 어디가 되었든 예약은 필수이다.


4. 탬파 클리어워터 비치 : Good Stuff Eatery

탬파 클리어워터 비치에서는 식당에 가기 귀찮아 적당히  포장해 와서 썬베드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마땅한 음식이 없어 고민하다 제일 만만한 햄버거를 포장해 왔는데, 이 식당은 워싱턴과 플로리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이집트 카이로에 매장이 있는 체인점이다. 해변에서 시원한 맥주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 주문하니 맥주가 다 떨어졌다며 옆 가게에서 사라고 귀띔해 주었다. 하지만 옆 가게에서 맥주까지 사놓고도 혹시 해변에서 맥주를 마시면 잡혀 갈까 봐 - 외국에는 공공장소에서의 음주가 금지되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 파라솔에 숨어서 홀짝홀짝 마셔야 했다. 외국에서 살면 왠지 쫄보가 되는 경향이 있다. 여하튼 아름다운 클리어 비치에서 먹은 맥주와 햄버거는 천상의 맛이었다. 그런 곳에서 먹으면 맹물에 밥만 말아먹어도 꿀맛일 듯. 숨어서 먹느라 사진은 못 찍어서 이미지는 모두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다.

이전 07화 뜻밖의 식도락 여행, 마이애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