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아니 5주간의 우체국 임시직 일은 그렇게 찝찝함을 남기고 끝나버렸다. 일이 끝나고도 아킬레스건 염증은 한동안 나를 괴롭혔다. 걸을 때마다 통증으로 욱신거렸고, 그럴 때마다 ‘망할 놈의 우체국!’ 이라며 켈리의 언어를 빌려 속으로 욕을 해보았다. 그러면 지난 한 달간 내가 했던 일들과 만났던 사람들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이 여행이 나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곱씹어보게 되는 것이다.
아킬레스건의 염증이 나을 때 즈음엔 우체국에서의 일들도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버렸다. 그 이후로도 이따금씩 그 사람들, 그 일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도 있었지만, 바쁜 삶에 치여 생각은 금방 흩어져버렸다. 몇 개월 뒤, 미시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오면서 우체국은 기억 저장고 지하 17층에 처박히게 되었다.
그러던 지난 9월의 마지막 날, 동네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는데 ‘롤링스톤’ 잡지가 눈에 들어왔다. 10년 뒤에 롤링스톤의 표지를 자기 사진으로 장식할 거라던 브라이언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리고 브라이언은 구석에 처박혀 있던 3년 전 기억을 모조리 소환해내는 재주를 부렸다. 그러니까 이 글은 다 그놈의 롤링스톤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