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세상은 움직이는거야!

운동, 즉 변화가 당연하다!: 관성의 법칙

by 강윤식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물리라는 것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제 어디에 있을지 정확히 알기 위한, 시간과 위치를 숫자로 잘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죠. 자, 이제 방법도 알았으니 해 봐야겠죠!


이제, 그리하여 드디어 처음으로 법칙이 나옵니다! 이름하여, '관성의 법칙'


너무 많이 들으셔서 식상한 법칙이죠? 내용도 단순합니다. '외부의 작용이 없다면, 멈춰있는 것은 멈춰있고, 움직이는 것은 계속 똑같이 움직인다.'


그런데, 이 식상해보이는 관성의 법칙이 사실은 엄청나게 혁신적인 주장이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엥, 이름에도 걸맞지 않게 왠 혁신?'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기도 한데요. 관성이라는 이름이 왠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니..


이러한 이름임에도 이 법칙이 혁신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움직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로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15세기까지 물체는 결국은 멈춘다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우리가 바닥에 책을 놓고 밀면, 결국 멈추잖아요? 미끄럽다고 생각하는 얼음위에서 돌을 밀어도 언젠가는 멈춥니다. 둥그런 바퀴를 밀면 더 멀리 가기는 하지만(물론 이건 정지마찰이니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나중에 또 이야기하죠~), 그래도 결국 멈춥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물체는 언제나 멈추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것이죠.


그래서 또 그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께서, 물체는 멈추는 것이 자연스러운 본성이라는 말씀을 하셨고, 이 분의 이 말씀이 15세기까지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철학적으로 보아도 우리가 진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한 정지상태에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즉, 번잡스러운 변화들은 본성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이죠.


상황이 이러하니, 움직이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은 전~혀 발전하지를 않았습니다. 본성도 아닌데, 어차피 멈출 것을 왜 다루겠어요. 자, 그런데 원래 반항아적 기질이 다분하셨던, 그래서 지동설도 주장하셨던 갈릴레오께서 이렇게 주장하셨던 것입니다!


'움직이던 것은 계속 움직인다! 즉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우리는 그래서 움직이는 운동에 대해서 다룰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하게 물체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을 하기로 하자!'


관성의 법칙이 마치 그대로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시겠지만, 이름이 조금 그래서 그렇지, 이것은 운동이라는 변화가 자연의 본성이라고 주장하는 매우 혁신적인 주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움직이는 변화를 다루는 운동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던 것이죠.


어, 그런데 현실에서는 책도, 돌맹이도, 공도 결국 멈추잖아요. 이건 어떻게 설명하냐는 문제가 있겠죠? 여기에서 갈릴레오는 마찰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죠. 흙은 너무 꺼끌꺼끌하니까 금방 멈춘다, 이것은 마찰이라는 작용이 커서 멈추게 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얼음위는 매끈매끈하니까 마찰이라는 작용이 매우 작아서 엄청 멀리 가는 것이구요. 그래서 마찰이라는 것이 없다면? 계속 갈거라는 것이지요!


멈추는 것이 본성이 아니라,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는 것이고, 그것은 움직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또 하나의 혁신적인 개념을 들고 온 것입니다. 움직이는 것에 대한 속도라는 개념은 이미 알고 계시죠? 1초에 몇 미터 가냐는 것인데, 10m/s라고 하면 1초에 10m를 가는 것이지요. 관성의 법칙을 다르게 표현하면, 외부의 작용이 없으면 속도가 유지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움직임이 같다는 것이 바로 같은 속도로 계속 간다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마찰과 같은 작용은? 네, 그렇습니다. 속도의 변화가 생기게 하는 것이겠군요! 그것을 속도의 변화, 즉 가속도라는 개념으로 표현합니다.


자, 마찰이 없다고 가정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네, 그렇습니다. 만약 속도가 10m/s인 물체가 있다고 생각해보시죠. 그러면 1초 뒤에는 10m 가 있겠죠? 2초 뒤에는? 당연히 20m죠. 이렇게 몇 초 뒤에 어디 있을까는 10m/s에 시간만 곱하면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물리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했잖아요!


어, 그런데 세상의 물체들이 저렇게 직선으로만 뛰는 것은 아닐텐데.. 세상은 3차원이잖아요!

그래서, 바로 데카르트의 좌표평면(해석기하)가 필요해지는 것이지요. 이걸 이용해서 갈릴레오는 포물선 운동도 이야기했고... 앗, 그런데 조금 조심스러워지는군요. 많은 분들이 물리학을 포기하시는 지점이, 바로 물리책 처음에 나오는 바로 이 포물선 운동!


자... 이 내용은 다음 시간에 이야기하기로 할까요? 사실 수식 때문에 그렇지, 이건 복잡한 이야기가 전~혀 아니에요. 저를 믿고 다음시간에 꼭 같이 이야기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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